b.g.m. Amuro Namie - Don't Wanna Cry


처음 야구팬이 되고 어느샌가 아마야구를 보기 시작했을 때, 제 최대 의문이

"왜 XXX 감독은 저렇게 수비가 안 되는 선수를 쓰려고 하지?"

혹은

"왜 저렇게 공격에 손색이 조금(당시 제 기준) 있어도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을 스카우트들이 싫어할까"
"왜 타자 스카우팅에서의 우선 기준이 공격일까"

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수비를 잘 하는 게 좋기는 합니다만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실은 이미 예전에 찾았더라죠.
올 시즌 곤조를 보면서 더더욱 갈수록 확신으로 굳어져가고 있을 뿐.

타자는 이름 자체가 '치는 사람'이에요.
공격이 끝나는 순간 야수가 되어 수비를 하는거지, 어디까지나 공격이 주.
공은 둥글기 때문에 경기 후반 수비 백업이나 대주자로 들어왔다가 타석에 들어서서 스윙을 할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도 있는 게 야구이지요. 홍현우 귀향 프로젝트에 덤으로 끼어왔던 용큐가 현재의 대스타가 되기에 앞서 기아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던 과정도 그랬고, 이동수와의 트레이드 이후 존재감이 아예 없었던 김원섭이 기아 외야에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이 그러했죠. (심지어 원섭씌가 살아남기 위해 노력할 때 왜 저렇게 나이든 선수를 대주자로 쓰느냐고 팬들이 볼 때마다 욕하고 그랬는데)
그들은 수비나 주루 말고도, 어쩌다 주어지는 타석 기회를 소중하게 여겼고 자신의 스윙을 했고 그래서 주전이 되었습니다. 어지간히 기대감을 받고 입단한 선수가 아니고서야 묵묵히 참고 기다리면서 가뭄에 콩 나듯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붙들어야 될 수 있는게 1군 엔트리.
투수와는 달리 쓰임새가 상당히 고정되어 있는 타자의 경우(수비 포메이션이라든지...) 한 명의 선수가 자리를 잡기는 더욱 힘들지요.

세상이 각박한 모양인지 공격력 검증의 기회가 왜 하필 매번 가혹한 상황 뿐인지 의심스럽습니다만.
또 한편으로는 그 상황에서 아예 뺄 수도 없는 외야 선수층이라 계속해서 기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기에, 좀더 생각하는 플레이가 아쉽기만 합니다.
두 번의 끝내기 삼구삼진은 기회를 스스로 발로 차는 플레이라고밖에 볼 수 없겠네요.
어차피 신인들은 다 못 치는 거, 하다못해 볼카운트 승부를 하려고 노력하며 한두번 커트라도 했다면 이 정도로 실망스럽지는 않았을텐데.

차라리 이성우가 똑같이 못 치더라도 볼카운트 싸움은 나았겠다고 왜 대주자로 썼느냐고 조감독 욕 많이 했습니다. (물론 이 이성우마저 수비는 둘째치고 주전이 될 수 없는 공격력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 중 하나지만)



또 한편으로는 삽횽에게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시즌 초반 해준 것이 있기에 그간 참아온 팬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4번타자가 힘든 자리라는 걸 팬으로서 응원팀을 지켜봐오면서 느꼈기에 중간중간 힘든 기색이 역력해도 그래도 우리 4번타자는 최희섭 뿐이라고 믿고 기다렸죠.

믿음의 결과는 이런 겁니까.

30대 후반의 노장 외야수, 백업 포수보다 발이 느리지도 않았던 주자(김형철 주루플레이를 봐왔는데 최희섭보다 빠르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을 듯)가 홈 승부를 그렇게밖에 못했을 때 이미 게임은 끝이 난 거였죠.
그 상황에서 중압감을 많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 상황 이후 다음 타석에서는 초구에 대한 승부부터 아주 실망스러웠고요.

그래도 최희섭이 살아야 팀이 4강에 간다고, 함평 보내라는 둥 별별 이야기들 다 나와도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는데 오늘은 화가 납니다.
그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도 하고 노장들도 할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플레이, 슬라이딩을 안한 게요.
이전 롯데전부터 이게 뭔가요.

이전에 있었던 sk 홈 승부 오심에 한없이 부끄러웠지만 차라리 이기기라도 했다면 이렇게 부끄러우면서 화까지 나는 몹쓸 상황은 되지 않았을 터.


제가 타팀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 경완옹의 부상에 속이 상합니다.
시즌 아웃이라지만 그렇게 되지 않게 쾌유를 빌어봅니다.
무등구장에선 굿이라도 해야겠어요. 이쯤 되니 과학보다는 무속에 기대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

몹쓸 구장이 되어가는 무등구장을 보고 있으려니 피눈물 나지만 차라리 이렇게라도 구장 신축하자는 중론이 모아진다면 좋을까 하는 덧없는 생각도 듭니다....


차라리 어제 경기를 가길 다행인 듯.



2009/06/25 00:00 2009/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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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enore 2009/06/25 01:07

    최희섭 그 주루플레이 때문에 아직까지도 혈압이 안 내려가네요... 거기서 살짝 몸만 틀어서 아니아니 몸 틀 것도 없이 그냥 낮게 슬라이딩 했으면 90% 이상 세이프로 경기 끝이라고 봤는데 참 황당하더군요. 이미 그 시점에서 경기는 안드로였습니다.

    아무튼 잠 자긴 글렀네요. 이런식으로 지면 정말 잠들기 힘든데... 죽겠습니다.ㅠㅠ 이 넘이 야구가 뭔지... 그리고 이호신은 화도 안나네요. 그저 헛웃음만 나올뿐... 애초에 이호신까지 갈 상황이 오면 안되었죠. 그걸 노리고 윤길현이 이종범 선수 맞힌 거 아닌가 생각도 들고-_-


    아무튼 노래는 잘 들었습니다. ㅎㅎ 어느 정도 기운은 나네요.

    • 채니 2009/06/25 01:13

      아이고 리노어님. ㅠㅠㅠㅠ
      사실 저도 잠 못 자고 서성이고 있지만... ㅠㅠㅠ
      우린 왜 기아팬인지 모르겠어요. ㅠㅠㅠㅠ

      호신이는 상황이 상황이라 그렇게밖에 못한 게 욕 나올 정도는 아니고, 선수로서 4년전에 봤을 때와 스윙이 똑같은 게 실망스러워서 큰맘먹고 글로 한번 써봤습니다. 어차피 대수비로 올라온 거 아는데 그래도 좀더 잘해야지 싶기도 하고... 보는 눈 높으신 울 아버지는 이제 호신이 볼 때마다 욕 하십니다. (기억력까지 좋으셔서;)

      그 데드볼은 상황 자체는 화가 났지만, 몸에 바짝 붙이는 걸 생각했지 노린건 아닌 것 같은데 정황상 너무 노린 것 같이 됐죠. 에휴.

      오늘의 최희섭은 대차게 까도 됩니다.
      그나마 뻘쭘했던 기남횽 때문에 미친것처럼 웃어서 분노 게이지가 저 정도밖에 안 되어 보이는거죠. ㅠㅠㅠ

      노래는 알송 가사창에서 보니 가사까지 절절하게 와닿더라고요. -_ㅠ

    • Lenore 2009/06/25 01:19

      아직도 뒷골이 당깁니다. 컴퓨터 끄고 누워야될 것 같은데 정처없이 클릭하면서 웹상을 떠돌고 있네요-_- 저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하필 그 선수라-_-;; 오히려 제가 SK팬이었으면 왜 고의사구로 안 거르는거야! 라고 소리쳤을겁니다. 주자가 1루에 있어서도 걸렀을텐데 1루가 비었으니 더더욱(뭐 별 상관없지만;;)

      전 박기남도 주루플레이 미스한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박기남도 미스-_- KIA는 정말 야수들 다 문제 같아요. 센스 있는 선수가 너무 없네요. 용규랑 김원섭 선수가 빨리 보고 싶어요. 아무튼 아이고 두야...ㅠㅠ 그래도 오늘 야구장 안가셔서 다행입니다.ㅎㅎ

    • 채니 2009/06/25 01:24

      차라리 박기남은 트레이드 되어와서 기대치가 박한 편이라 그럴지 몰라도 주루 상황 자체는 화가 안 났어요. 원래 발이 느린 선수인데다가 정말 짧은 타구이기도 했고 그럴수도 있다 정도랄까요...
      다만 최희섭은 진짜 팀의 중심이 되어야 할 타자이니 주루 미스가 더 화가 나는거죠.
      박기남 얘긴 그 상황에 물병 두 개나 들고 튀어나왔던 거예요. ㅋㅋㅋㅋ 그나마 그 친화력과 오지랖 때문에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도 없었으면 전 지금쯤 술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아마 그때는 종범성이 의외로 스윙을 해버려서 고의사구 상황도 아니게 되면서 이상해진 듯 해요. 차라리 악연 질질 끌지 말게, 뒷타자 호신이인 걸 투수보다 앞서서 생각한 종범성을 탓할까 고민 중입니다. -_-;;;;; (먼산)

      공수양면으로 센스 없는 선수들이 너무 많아서 현장에서 고민이 많지 싶습니다. 원래 올해 지명 1라운드는 투수 뽑는다는 얘기 돌았는데 이젠 방향 바꾸고 싶을 것 같네요. ㅋㅋㅠㅠㅠ 2군에 투수도 없는데 이를 어쩌면 좋은지.

  2. 보쌈 2009/06/25 02:02

    자야 되는데.. 잠이 안오네요. 아무래도 신새벽에 찬물로 등목하고 명상을 좀 한뒤..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자야할듯... 그래도 안되면 걍 밤새야져 뭐..

    내일..아니 오늘 저녁이 오는게 두렵네요. 보나마나 X꼬 타게 1점차로 이기거나 지는 경기..(반드시 이겨야 하는데.. 뭐 플러스가 없네요. 투수도 다써, 진은 진대로 빼...) 이건.. 조급한거랑은 좀 다른기분이랄까.. 시간이 지나도 전혀 달라질 거 같지 않아서... 심지어 정말로 습관이 되서.. 투수들이 2실점이상 하면 짜증이 몰려옵니다. 비정상적으로 눈이 높아져 가니, 어쩌란 말입니까..!! ㅠㅠ

    제발.. 야구해주라 기아야 ㅠㅠ 던지는것만 하지말고 치는것도 같이 하라말이야..ㅠㅠ

    • 채니 2009/06/25 02:45

      저도요. 여기저기 하릴없이 글만 클릭해서보며 서성이다가 세수라도 하러갈까 생각하던 중에 댓글 봤네요.

      한동안은 제가 경기를 보러가면 막장인가 자책을 하고 살았더랬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말쯤에 어차피 제 관전 승률은 홈 승률에 수렴할 거라고 제 잘못 아니라고 마음 편하게 먹었는데, 요즘 들어서 다시 제 문제인가 싶기도 하다가... 암튼 안 좋을 때 생각이 솔솔 든답니다.

      똥줄 타서라도 이기면 다행이게요.
      이건 뭐, 뜬금없이 기대하지도 않은 새내기의 홈런(안타) 아니었으면 비기지도 못하고 졌을 경기가 벌써 몇 경기인지. 맨날 클러치에러 한다는 소리 듣지만 곤조마저 없었으면 우린 어쨌을지...

      글로는 못 썼는데 저 사실 야구 보면서 서쟁도 깠어요. 이 새털 직구, 거기서 홈런 맞으면 어쩌란 말야! 하고. 2실점 째부터 까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잘못된 팬질이죠. ㅎㅎ

      저는 투수를 더 좋아하는데 요즘 기아 보면 그런 거에도 회의가 들고, 드래프트에서 타자 아홉명을 냅다 뽑아도 화 안 날 거 같고 이를 어쩌면 좋은지. 제발 쳐줬으면... ㅠㅠㅠㅠ

  3. minguinue 2009/06/25 08:51

    호신아 호신아 호신아!!!!

    저 이말만 되뇌다 잤어요..
    4번타자는...아예 생각도 안 나던데요.(자동 delete ㅠㅠ)

    ㅠㅠ

    • 채니 2009/06/26 04:22

      그러믄요.
      야수는 기본적으로 타자여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센스있는 수비를 해도 결국 반쪽일 거라면(2할도 기대하기 힘들다면) 선수로서의 생명이 길 수가 없으니까요. 그 재능이 아까워서라도 몇 번이고 되뇔 수밖에 없어요.

      4번타자는, 사실 너무나 분노하다 지쳐 오히려 잊혀져버린 구석이 있죠. 오늘; 경기도 그랬습니다. ㅠㅠㅠ

  4. 비밀방문자 2009/06/25 12:34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채니 2009/06/26 04:34

      얻는 것도 없고 잃는 게 많은 경기 흐름은 계속 이어가더군요.

      그 순간까지도 열심히 하고 있던 선수들이 한편으로는 안쓰러워서(특히 정이), 더욱 화나는 기분으로 돌아와서 글을 써갈기면서... 야구가 업인 그 사람들에게 과연 저 따위가 '이게 야구냐?!'하는 게 맞는 건지 생각해봤습니다.
      그건 분명히 틀린 거겠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한 발짝 떨어져서 야구를 보고 있기에 또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래서 저는 그 순간까지 크보와 기아 모두에게 모멸감을 주고 한편으로는 몇몇 사람들(특히 선수들과 관계자들, 다수의 기자들까지)에게 씁쓸한 뒷맛만을 남긴 그 경기가 너무나 싫었습니다.

      저는 모르겠습니다. 왜 이렇게 이 경기가 넷상에서 반응이 호의적인지. 이렇게라도 덮어가면서 지금부터라도 서로 좋은 관계가 되어가려는 노력인건지.
      차라리 감독님이 경완옹을 잃게 만든 안일한 구장 관리에 대해서 솔직하게 일침을 놓으셨으면 좋았을텐데. 화의 발단이 그거였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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