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도록 하자.

오늘 경기는 관전기를 남긴다는 게 어불성설이고.
사실 경기장에서는 웃으면서 잘 보고 왔으니까 새삼 이제 와서 짜증내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는 다만 유능한 코치들 밑에서 무능한 선수들이 뛴다는 느낌 같은 건 솔직히 받고 싶지 않아요.
체력적으로 힘들겠죠. 팀의 주축은 거의 다 부상으로 나가 떨어졌는데 비도 안 와서 쉬지도 못하고 경기를 줄창 뛰고 있으니까. 오늘 제일 맘에 안 들었던 짱어주장까지 다 잔부상에 시달리는 거 아는데요.
그런데 제 눈으로 보기에 코칭스탭들이 보이는 의지가 선수들에게서 그리 크게 보이지 않으니까 그게 속이 상하는 겁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종범성 반 만큼이라도 볼 카운트 싸움 끌어가고 타구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서 잡으러 뛰고, 그러면서도 팀에 누가 되지 않게 몸 관리 해가면서 경기를 소화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나요.

이런 상황인데 코칭스탭이 일찍 경기를 포기하는 것 같다는 사람이 눈에 띄니 가끔 강철옵 놀릴 때나 올리고 말던 코칭스탭 사진을 한번 올려보도록 하죠. 마침 우리 코칭스탭들 안쓰러워서 몇 장 찍어오기도 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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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완이 첫 타석 들어서기 전에 원포인트 레슨을 하시던 해태 강타자 출신의 김종모 코치.
사실 이분은 수석 코치이고 이런 원포인트 레슨 따위 안 해도 되는 거죠. 어쩌면 황코치 영역을 침범하는 것도 될 수 있는 거라서 조심스러웠을 것 같지만... 오죽 안 맞으면 이러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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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기사로도 나왔는데, 타자들 부담 안 주시겠다고 코치 의자까지 선수들에게 양보하실 정도로 노력하고 계시는 황병일 코치.
원포인트 레슨은 몇몇 싹수 있는 타자들에게만 해주시는 것 같은 사소한 불만은 있습니다만-_- 타팀 타격 코치들 봐도 거의 앉아계시질 못하고 계속 서성이면서 원포인트 레슨 하느라 바쁜 분은 황코치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인간들이 보통 타자들이어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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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분위기가 어지간히 기울었어도 새로운 타자 나올 때마다 손을 열심히 휘저어가며 수비 위치를 조정하던 김동재 수비 코치. 요즘 제일 맘 고생이 심하겠네요.
지완이 얘기할 때도 썼지만 없는 기본기는 차라리 아마추어 지도자를 탓해야 하는 겁니다.
이 분은 나지완이 아무리 걸핏하면 텍사스 소떼 러쉬를 하더라도 외야에 글러브 끼고 서있게 만든 것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하는 분. (요즘 지방이 우익 수비는 나름 괜춘하죠 =ㅅ=)

석민이급으로 정줄 놓은 사진만 찍히는 악덕투코 강철옵이나
가끔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기는 하지만 얼굴 찌푸리는 법 없이 선수들을 큰 형님 같이 대해주는 최태원 코치도.
맨날 땡볕에 라인업 제출하러 나오는 막내 코치이자 포수들 수비력 상승에의 숨은 공로자 장재중 코치도.
그리고 이젠 타이거즈 팬이라면 그 누구도 깔 수 없는(경태를 투수 만든 것만으로도 평생 까방권 획득하셔도 되는) 칸베 영감도.
- 쓰고보니 강철옵만 이상하다 =ㅅ=

사실 요즘 코칭스탭들은 거의 다 의지를 갖고 노력하고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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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 꼬맹이들은 야구 다 잘합니다.
요즘 고교 애들이 예년에 비해 헤매서 그렇지 고교 애들도 괜찮고. -_-
누구보다도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타이거즈가 우리 꼬맹이들이 가고 싶은 팀이 되지 말란 법은 없잖아요?

전 말로만 V10 같은 거 필요없어요. 그저 부끄럽지 않고, 응원하는 게 뿌듯한 팀이 되길 바랍니다. 결국 그 말이 그 말이기야 하겠지만.


* 그러나 광주/전남/전북 애들만 닥치고 지명하라는 심한 순혈에 원리원칙주의자들의 코멘트 같은건 안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이미 팀의 주축은 윤석민, 이용규같은 타지역 연고 선수들인 데다가(물론 용큐, 지방이는 이 지역과 연관있는 출신이긴 하지만), 한기주와 같이 나온 나승현같이 아예 뽑을 수도 없었던 선수들을 뽑으라고 하는건 기회비용이라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른다고 광고하는 거죠.
저도 이 지역 애들한테 애정이 상당히 있는데요. 대놓고 이상한 것들 두어 건 외엔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죠.

** 지는 경기라 박장대소할 정도는 아니어도 몇몇 재밌는 사진이 있는데 그건 나중에 기회 되면 정리해서 올려보죠.


Posted by 채니

2009/06/24 01:27 2009/06/24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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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두 2009/06/24 01:55 # M/D Reply Permalink

    그저 부끄럽지 않고, 응원하는 게 뿌듯한 팀이 되길 바랍니다. (2)

    (경기장에서나 TV앞에서라도)끝까지 경기 보는 팬들 생각해서
    한타석 한이닝을 좀 더 소중히 여기길 바래요.
    그냥 쫌 막 휘두르지 말고!!!!!!!! -_-+

    코치님들.. 보고 있으려니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1. 채니 2009/06/24 02:16 # M/D Permalink

      그러니까요.
      맨날 코치들이 생각하는 플레이가 아쉽다고, 종범성 플레이 조금만이라도 닮으라고 하는 게 괜한 말이 아니에요. 그래서 오늘 못한 선수들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_-+ 오늘같이 침울할 때 말고 나중에 기회 봐서 대차게 까줄 거예요. 췟.

      울 코치님들 요즘 진짜 노력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ㅁ;
      차라리 선수들이나 하다못해 감독;을 까지 1군 코치들은 못 까겠어요. 특히 요즘 동재 코치 너무 안타까워요. ;ㅁ;

  2. 비밀방문자 2009/06/24 09:44 # M/D Reply Permalink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1. 채니 2009/06/24 17:16 # M/D Permalink

      ㅋㅋㅋㅋㅋㅋ 그 별명이 아마 출처가 치홍이일 겁니다. 일촌평에 나지방이라고 썼거든요.
      ...어디서 이런 선수가 굴러들어왔는지 도대체 모르겠어요. 신인 맞습니까. ;ㅁ; ㅋㅋㅋㅋ

      오늘은 제발 좋은 경기 하길 빌 뿐이에요. ㅋㅋㅋㅋㅋ

  3. 괴도루팡 2009/06/28 22:33 # M/D Reply Permalink

    전라중 야구부 감독 최한림
    신났겠군요 ㅎ

    1. 채니 2009/06/30 17:33 # M/D Permalink

      컥. 거기 감독이 최한림이었습니까. 요즘 고교 감독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라서 중학이라면 더 알 리가 없었는데.;
      갑자기 전라중 애들이 더욱 위대해보이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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