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잘 쓰지는 못해도 글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디든 자기 과시를 하지 못하면 견딜 수 없어하는 성격이라 그런거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야구를 가지고 3년이 넘는 시간동안 많은 이야기를 꾸준히 해올 수 있다는 게 기뻤습니다. 가끔은 오랜 기간 블로그를 방치해놓고 다른 데에 흥미를 느끼기도 하고 정말 제멋대로 살고는 있지만...; 그래도 블로그 운영은 근래 들어 가장 열심히, 꾸준히 해오고 있는 제 자랑스러운 취미입니다.
저는 특별히 개인적으로 잘 해주지는 못해도 사람을 좋아합니다.
모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블로그질을 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을 뵈었습니다.
사춘기 시절, 자기자신이 얼마나 잘난 척을 해왔는지 깨닫고 인간관계에서 많이 움츠러 들었기 때문에 야구를 좋아하고부터 오히려 인간관계가 넓어지면서 즐거웠어요.
뭐.... 지금도 재수 없이 구는 구석은 많이 있지만 예전엔 말도 못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예민해서 타인의 가장 아픈 곳을 바로 눈치채는데, 그게 얼마나 상처인지 전혀 느끼지 못하고 남들 아픈 상처를 웃는 얼굴로 찌르는 사람 있지요? 그때에 비하면 그나마 지금은 인간 구실은 하게 된 거에요.;;
아무튼 블로그를 하면서 타인을 만난다는 게 정말 기뻤는데....
그런데 요즘은 그렇게 좋았던 블로그가 제게 많이 상처를 남깁니다.
예전에도 한 몇주 잠적했다가 나타나곤 하는 일이 있었으니 양치기소년의 거짓말처럼 이런 말들이 면역들이 되셨겠지만, 이건 그동안의 것들보다 좀더 근본적인 문제 같군요.
야구가 아니라 '글과 사람', 제가 가장 사랑하는 것들이 상처를 남기니까 말입니다.
그렇게 괴로워할거면 블로그를 닫거나 지인들에게만 주소를 공유하고 비밀 블로그를 운영하라는 얘길 많이 들었습니다.
사실 솔깃했어요. 이미 따로 사서 놀리고 있는 도메인이 있으니 블로그를 떼어다 옮기고 그 도메인을 연결하면 흔적도 남지 않습니다. 검색 엔진 차단법 정도도 모르지 않으니... 아는 사람만 아는 곳에서 제가 좋아하는 분들과 오순도순 살면 되는 겁니다.
그러나 그게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전 제 블로그에 와주시는 매너있는 불특정 다수분들이 좋습니다.
누군가가 검색 엔진에서 저도 예상치 못한 키워드로 블로그를 들어오시는 것도 즐겁습니다.
눈팅만 하시다가 가끔 흔적을 남겨주시는 분들... 그분들이 얼마나 제게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유령으로 있기 힘들만큼 이야기가 재밌다는 격려니까요.
그리고 절 괴롭히는 건 불특정 다수분들이 절대로 아니시기에 더욱 싫습니다.
제가 정말로 좋아했던 분이 저와 응원팀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소원해진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내가 응원하는 팀이 타인의 응원팀의 공공의 적에 가깝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만으로 사적인 관계에서도 멀어질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속만 끓이다가 똑같이 돌려줬습니다. 저도 지금은 그분의 응원팀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요즘 절 괴롭히는 일들은 그때에 비견되는 일이군요.
가끔은 저 아니면 쓸 수 없는 이야기와 표현들이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인터넷을 떠도는 것을 봅니다.
어떻게 그걸 네 거라고 단정지을 수 있느냐고 물으시겠지만 처음 만들어낸 사람들은 다 알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올초 포토데이의 용규의 깨금발, 드넓은 경기장에서 네다섯 명 외엔 지켜본 사람이 없고 열린 공간에 후기를 쓴 사람은 저 하나죠. 그걸로 심좍에게 근 1년 까임방지권을 줬다는 식.... 제 생각에 이런 헛소리;는 아무나 안 합니다.
이런 것처럼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람만의 감에 소수만이 봤다는 특수한 상황, 거기에 상당수와 다른 생각을 하면서 만들어낸 표현이라는 정황이 겹치면 뭐든 모를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제가 오프라인에서 안면이 있거나 블로그에 오시는 듯한 분들이 제가 만든 표현을 사용하고 계시다면요.
그게 차용되고 돌아다니는 건 좋은데, 작성자 눈 앞에서 절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형되어 돌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것 같으세요?
전 한기주가 좋습니다. 좋아하는데 매번 갈굽니다. 그런데 한기주를 좋아해서 쓰는 갈굼의 표현들이 한기주 안티에게 들어가서 쓰이고 있다면 미칠 겁니다. (신용운 예로 들기엔 신용운의 팬을 가장한 안티가 저 말고 있어야.. -_-) 처음엔 그냥 당황스럽다가도 두고두고 생각나면서 기분이 어디까지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게 되더랍니다.
그냥 제 이야기는 그것 자체로 읽어주고 넘어가시면 안될까요.
객관적으로 쓰려고 하지만 이미 이야기를 쓰는 중에 제가 투영되는만큼 객관적일 수가 없어요. 백번 듣는건 이미 사실이 아니니까 한번 보는 것만 못한 거라는 이야기, 그건 정말 진리에요.
그러니까 저를 믿지 말아주세요.
제 이야기를 변형해서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어서 '와전'시키지 말아주시고요.
정작 이야기 변형하시는 분들은 아무 느낌 없으실지 몰라도 제가 뒤에서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특히 그분이 쓸데없는 이야기 했다고 비판받을 땐, 제가 생각없이 한 이야기가 비판받는 것 같아서 창피합니다.
이런 이야기 쓰면 꼭 아무 문제 없는 분들이 찔리시더랍니다만.....
내 블로그에서 내 블로그에 관한 이야기를 쓸 수 없는 현실이 싫어서 끙끙거리다 써봤습니다.
이런 문제로 제 블로그까지 들어올 자신이 없어져서 며칠씩 안 들어오고 싶지 않아요.
그동안 제가 어떤 느낌인지 말하기 전에도 바로 심정을 캐치해주신 분들.
차라리 닫는 게 낫다고 걱정하며 진정으로 위로해주신 분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는데 미안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이것 뿐이었어요. 아직은 두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서.
* 핸드폰 잃어버려서 다시 샀습니다. 전화번호부가 또 뭉텅이로 날아갔습니다. 이런 식이라서 꼭 좋은 분들께 죄송합니다. 전화나 문자 보냈는데 누구세요? 하는 반응.... 또 보이게 됐습니다. ㅠㅠㅠㅠ
** 아, 바로 이전에 썼던 글은요. 저 정말 아무 생각없이 야구 팬질하고 다니는 건 맞을지 몰라도 일정한 최소한도는 넘지 않으려고 애를 쓰거든요. 저희 일행들이 다 그래요. 함평 기록실에서 야구를 보면서도 기록하는 선수에게 이상한 대화 시도하고 눈치없이 소리지르고 그러지는 않아요. 그런데, 왜 제가 야구를 보면서 온갖 찌질한 짓을 다 하는 여자애가 되어야 하는건가요.
'여자팬'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싸잡아서 말하는 글에 정말로 정말로 화가 났었어요. 제가 이상해지는 것도 그렇고, 여자팬들이 모두 이상한 사람으로 싸잡아지는 것도 싫고.
이런 표현 정말 싫은데요. 그런 사람들이 모든 여성을 '꼴패미'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 아실까요?
앞뒤 다 자르고 속상해하느라 그걸로도 괜히 걱정 끼쳐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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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고보니 핸폰 잃어버렸던 건 생각도 못하고 문자를 보냈군요. 전 줄은 아셨나요? ㅎㅎㅎㅎ
아아... 나도 비밀댓글로 남길 걸... oTL
(심각한 분위기에 뻘소리해서 죄송... 많은 부분 공감해서 이래라저래라 말은 못하겠고 그저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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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채니님 글이 좋아서 하루에 한번 정도는 블로그 방문하는 베어스팬 입니다. 상황을 몰라서 뭐라고 드릴말씀은 없지만 기운 내시고 저같은 불특정다수를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쓸까 말까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고 쓰는 댓글이니 주제넘었다고 생각해주시지 않았으면 좋겟네요.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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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비밀글.. 나도 비밀글로 쓰고 싶지만 딱히 긴 말 쓸 것도 아니고^^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너의 결심이 난 반갑기만 해.
정작 몸조심(?)한다는 이유(실은 몇 달에 한번씩 도지는 홈피관리 귀차니즘;)로 내 블로그도 거미줄 치고 있는 실정이지만..ㅎㅎ 익숙하고 좋은 공간이 사라지지 않는다니 정말 다행이다 싶네.
번호는 그대로인거구나~
일전에 호영이가 제 전화로 전화했는데 왜 문자를 저한테 보내면서 내용은 호영이한테 보내는 내용일까 한참을 고민했는데...오늘에서야 답을 찾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