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가기 전에 10월 3일의 후기를 쓰고 있었는데 건너 뛰고 오늘 것만 쓰겠습니다. 다른 경기를 봐버렸더니 별로 생각나는 것도 없어서 못 쓰겠네요.;
타이거즈 팬들은 모두다 아시지만 정재복은 대표적인 기나쌩 투수죠.
얼마전 중계를 봤을 때 정재복의 시즌 기록과 대 기아전 성적의 차이를 보면서 부르르 떤(?) 적이 있을 정도로, 정재복은 타팀 상태로는 가끔 무너지기도 하더라도 타이거즈전에선 극강 에이스로 돌변합니다.
따라서 오늘 기대하는 건 정재복을 통타해서 승리 따위가 아니고(언제는 그딴 거 기대했나 싶기도 하고 -ㅂ-) 당연히 '이현곤의 타율'이었습니다.
이현곤이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소원을 절반 정도는 이뤘죠. 이 모든 것은 대인배원섭님의 덕분입니다. *-_-*
정재복 선발이긴 하나 경기 시작할 때부터 예감은 좋았어요.
타이거즈 첫 득점시 특정 입장권 번호에게 맥주를 제공하는 이벤트가 있는데, 제가 올해 야구장 다니면서 맥주 이벤트에 지금까지 네 번 당첨이 됐습니다. 처음 두번은 멋 모르고 즐겁게 맥주 받으러 갔는데 맥주를 받아온 날은 항상 경기를 크게 깨졌고요, 당첨되고도 맥주를 안 받아오는 날은 경기도 이기고 그날 경기 기분 좋은 일만 있었답니다. 그리고 오늘은 다섯번째로 맥주 이벤트에 당첨된 날이었습니다. 맥주를 안 받았음은 물론입니다. -_-)/
블로그에 누누이 적어오며 강조하는 거지만 김원섭은 스탯 만으로 평가하기엔 타이거즈 팬들에게 너무나 소중한 선수입니다. 결정적이고 중요한 상황엔 항상 그가 있어, 몇 번이고 홈 경기 수훈 타자로 선정이 되었지요.
오늘은 수훈 타자로는 선정되지 못했지만(너무 단골이라 식상하다보니;;;) 그가 1회말 3루타를 치지 못했다면 이현곤의 플라이가 희생플라이가 되어 시즌 타수 계산에서 빠지는 일은 없었겠죠. 물론 이현곤 좋으라고 3루타를 쳐주기만 했을 리는 절/대 없고, 오늘도 모든 선수들을 공평하게 살려주었습니다. ㅎㅎㅎ 호투하고 있던 병두가 5회 김상현과 박용근을 2루타와 볼넷으로 각각 내보낸 뒤 폭투까지 허용하며 흔들리고 있을 때, 안치용의 잘 맞은 타구를 전력질주하여 걷어낸 것도 김원섭이었고요. (병두 구출) 7회 정의윤의 타구 역시 꽤 잘 맞은 것이었지만 플라이가 되며 이닝이 끝났죠. (가든 구출) 개인적으로 원섭씌 찬양은 몇 번이고 해도 모자라다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전병두, 이현곤, 정원은 원섭씌에게 각각 밥이라도 사줘야해요.
오늘도 정재복이 딱히 못한 건 없었으나 예기치 못한 타자에게 일격을 당한 감이 있습니다. 김원섭이나 김연훈에게 3루타를 맞으리라곤, 갑자기 이재주가 대타로 튀어나와 홈런을 치리라곤 절대 생각을 못했을테니까요.
그러나 어쨌든 안타를 맞긴 했어도 볼넷을 하나만 허용한 채로 7회까지 버티며 여러모로 기나쌩 정재복은 어디가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_-;;; (언제 끝날까요, 이 악연은! i_i) 기아의 몇몇 타자들이 잘 노려친 것 외엔 제구도 낮게 잘되며 좋은 편이었죠.
전병두의 공은 여러모로 비교가 됐는데; 제구는 오늘도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직구 구속은 부상 이후 142 정도가 최고이지만 자주 보여주는 편은 아니고 보통은 130 후반대에서 형성되었습니다. 딱히 강속구를 못 던지게 되었다는 느낌보다는 제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서 큰 걱정은 안드는군요. 중요한 순간에 하늘로 날아가는 폭투도 나오고(-_-;) 스트레이트 볼넷도 내주곤 했지만 그래도 상당수가 타자들을 속일 수 있는 로케이션으로 형성되었어요.
모두가 인정하듯이 병두는 실력에 비해서 운도 좋은 편이고ㅎㅎㅎ 사랑도 많이 받는 편입니다. 4회까지는 호투를 했으나 5회초엔 경기의 흐름이 뒤집힐 절체절명의 위기도 맞이했지만 상대 주자;에 수비수들까지 병두를 발벗고 도와줬으니까요. 폭투로 자초한 무사 2, 3루의 위기, 이대형의 타구가 유격수에게 빨려 들어간 상황에서 갑자기 홈으로 세발짝 뛰다가 뜬금없이 귀루;하는 김상현의 이상한 주루 플레이로 3루 주자가 아웃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타자주자가 아웃되었으면 1사 2, 3루로 위기가 계속되었을텐데 김연훈의 재빠른 판단과 김상현의 본헤드 플레이;로 3루주자가 그렇게 허무하게 아웃되며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다음 타자를 맞이하였고. 그나마도 안치용이 제대로 받아쳐 타구가 쭉쭉 뻗어나가는 것을 김원섭이 걷어내주고 말이죠. ㅎㅎㅎ
팬과 동료와 타팀 선수들;에게까지 사랑받는 병두와 달리-_- 팬들의 사랑은 받는데 동료들은 안 좋아하는 거 같고; 경기운은 절대 안 따라주는 안습인 누군가가 떠올라서 안타깝기도.;;;;;
최동수 기나쌩인 건 뻔히 아니까 이젠 그만 봤으면 해요.
차라리 타석에서 상대하지 말고 그냥 걸어나가라고 하고 싶습니다. 흑흑. ;ㅁ;
(최근 최희섭이랑 친해졌는지 둘이서 즐겁게 대화만 나누면 다야?! ;ㅁ;)
막내 현종이는 얼마전의 첫 승이 부담이 되었는지 몰라도 여러모로 힘이 들어간 기색이 역력해보였는데, 제구도 잘 안 되고 공도 가운데로 몰렸습니다. 뒤에 앉은 분들이 '힘내!'라고 외치는데 사실은 '힘빼!;'라고 외치는 게 더 적절해 보였죠. 양현종이 좌타자보다 우타자를 더 잘 상대하는 특이한 좌투수이긴 하지만;;;(우리 선수들이 좌우 개념이 많~이 없죠;;;) 전병두 뒤에 또 좌투수를 우타자 앞에 내는 건 좋지 않았던 선택이었습니다. 최동수에게 홈런을 맞고 또 연속 안타를 맞으며 주자만 남겨놓은 채로 내려가고...
손영민은 너무 나오다보니 이제 그런 상황에 자기가 올라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반쯤 체념해버린 거 같습니다. 김봉근 코치가 한참 대화를 나누는 중인데도 1루 선상까지 걸어나와서 바로 나갈 준비를 하더군요._-_;;; 그리고 무늬만 좌타자일 뿐 손영민 같은 언더스로 투수에겐 전혀 대처가 안되어 붕붕 스윙만 하던 이성열에게 가볍게 삼진을 잡고, 파울 타구를 몇 개 양산했어도 역시 언더스로에게 전혀 대처가 안되며 붕붕 스윙하던 김상현을 플라이로 처리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옵니다.
언론엔 언급되지 않은 일 같지만 10월 3일에 팀 18,000 탈삼진이 달성 되었습니다.
이강철-선동열이라는 두 괴물같은 탈삼진 머신-_-;이 합쳐서 3000개 넘게 탈삼진을 솎아낸 덕분이긴 하지만 분명히 명예로운 팀 기록이지요. 영예의 18,000번째 탈삼진의 주인공은 박정규였습니다.
2군에서 잘하는 게 1군에서 잘하는 걸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올해 정규는 2군에서 단지 구원 등판만으로 10승을 달성할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던지라 언제고 올라오기만 한다면 제 몫은 해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비록 후속 투수 운이 많이 없어서 남겨놓은 주자는 반드시 들어와-_- 방어율이 그 따위이긴 해도, 어제도 괜찮았고 오늘도 매우 좋았습니다. 키가 작은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서 낮게 제구되는 공은 1군에서도 강점이 있죠.
손영민이 나왔다고 조인성 타석에서 이성열을 대타로 낸 걸 보며 이성열의 수비가 타이거즈를 도울 것으로 예상을 했지만 그렇게 티나게 도와줄 줄은; 몰랐죠.
6회말 장스나의 타석이었어요. 요즘 장스나가 컨디션도 좋지 않고 욕심만 앞서 있어 타격감이 매우 좋지 않아, 정재복의 공에 제 스윙을 가져가지 못한채 파울 지역에 플라이를 띄웠습니다. 공이 뜬 곳은 1루 덕아웃 근처로 포수가 처리했어야할 위치. 비록 (엘지 기준으로) 원정 팬들이 멀지 않은 거리에서 대놓고 '놓쳐!'라고 네거티브한 응원을 펼치긴 했으나, 그것에 위축되어 뻔한 공을 놓쳐버리는 건.... -_-;; 그리고 그 다음에 장스나는 가운데로 몰린 공을 놓치지 않고 바로 2루타를 쳤죠. 애초에 파울플라이만 잘 처리했어도 맞지 않았을 안타라...
팀 사정이 있으니 몇년 더 포수 쪽으로 시도를 해볼거 같은데, 이성열도 송산처럼 포수로서의 기본기부터 다시 배워야 할 거 같습니다.
오늘의 수훈타자는 김연훈.
수훈 선수라는 게 잘하는 선수에게 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가장 잘한 선수만이 아니라 그날 인상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에게 동기부여하는 용도(;)로도 쓰이기도 합니다. 오늘 딱히 두드러지게 잘한 선수는 없었으니 원섭씌에게 주었어도 됐겠지만, 병두가 흔들릴대로 흔들리며 간신히 이닝을 마무리한 뒤 곧바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3루타를 때려낸 신인 김연훈에게 수훈타자가 돌아갔습니다. 위기를 반전시키는 호수비 또한 보였고요. 연훈이 특기; 중 하나가 안타 치고 어려운 타구 호수비한 뒤 쉬운 타구에서 에러하기;;;지만, 다행히도 오늘은 그런 것도 없어서 수훈타자로 무리없이 선정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수훈 선수 발표되기 조금 전부터 기대했던 게 전병두-김연훈이 수훈 선수로 선정된다면 어떤 식으로 인터뷰가 이루어질까 였는데요. 일전에 준형이의 첫 승때 인터뷰가 큰 무리없이 이루어졌던터라 연훈이도 그러지 않을까 조금은 기대도 했지만 결국 신인은 신인이었습니다. ㅎㅎㅎㅎ
일단 응원 단상으로 올라가긴 했는데 동갑에 덩치 비슷한 두 녀석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어찌나 부끄러워하는지. 귀찮아서 응원 단상 앞으로 가지 않고 자리에 그대로 앉아 전광판 화면을 통해서 지켜봤는데, 주일단장의 올 시즌 자세에 대한 질문에 뭐라고 뭐라고 답하는데 하도 목소리가 모기만해서 하나도 들리지 않아요. 먼발치에서 알아들을 수 있었던 건 인터뷰 첫 머리의 뜬금없는 '안녕하세요'와 '신인이라서' 두 마디가 전부였습니다. ㅋㅋㅋ 응원단장 근처로 사진 찍으러 갔던 친구에게 전해 듣기론 신인이라서 그라운드 설 때마다 많이 떨린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하네요. 부끄러워하며 더듬더듬 말하는 게 어찌나 귀여운지.;;
병두의 수줍음은 이루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 단장님도 병두에게 구체적인 답변 듣기를 포기-_-한 채 질문하면 OX로 답하라고 인터뷰를 하시더군요.; 수훈 선수 인터뷰 많이 봤지만 OX 인터뷰는 처음 봐서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그날 응원짱으로 선정된 팬과의 기념 촬영에서도 둘의 수줍음은 계속되어(현곤 카페 여성팬 세분이셨거든요;), 한결같이 다소곳하게 손 모은채 여성팬 근처로 가지도 못하고 경직되어 있는 걸 보면서 웃음이 멈추지 않았어요.;;
제가 앉은 자리가 덕아웃 옆이었는데, 클라이막스는 단상에서 내려온 이후 얼굴이 새빨개져 어쩔줄 몰라하며 쪼르르 덕아웃으로 달려들어오던 연훈이였던 거 같습니다. 민망해하는 게 뻔히 보여서 충분히 연훈이게도 들리는 목소리로 '목소리 안 들립니다~'하고 또박또박 두번 말해주었습니다. 이렇게까지 갈궜으니 내년엔 인터뷰 태도가 조금 개선되겠죠? ㅎㅎㅎ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김태원 코치님을 위시하여 정인교 코치님의 시간 외 근무-_-;가 있었죠.
의윤이가 나와서 무슨 짓;을 해도 딱히 표정의 변화는 보이지 않았지만 매 경기 착실하게 의윤이의 안타는 챙겨드렸으니 아주 서운하시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 정인교 코치님 덕분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희섭횽은 유독 의윤이에게도 친밀감을 표시하더군요.;;;;; 어젠 의윤이가 안타치고 1루로 오자 엉덩이를 툭 쳐주지 않나, 오늘도 윤덕규 코치와 의윤이와 셋이서 한참 수다;를 떨고 말이죠.
경기 막바지에 모두를 설레게하는 이벤트-_-가 있었습니다.
8회말 전광판에 표시된 수비 위치가 참 많이 바뀌더군요. 제 이웃분 블로그 어딘가에 전광판 사진이 올라오겠지만 ㅎㅎㅎ 지명타자가 빠지며 4번타자 자리에 투수인 준형이가 들어가는 게 대이변이었죠. 도대체 무슨 이유로 지명타자를 뺐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연속 3할 기록이 많이 멀어졌고 몸도 안 좋으니 장스나를 쉬게 해주는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당시 불펜에서 몸을 풀던 건 한기주 하나.
그 말인 즉슨 준형이가 8회를 마무리하고 8회말에 대타를 쓴 뒤 9회에 한기주가 올라와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만.... 도대체 감독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8회 2사에 투수가 한기주로 바뀌었습니다.;;;
7회말의 마지막 타자는 이용규. 아무리 따져봐도 한기주가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기주 고교 2학년 때 대붕기 이후로 타석에 들어선 걸 본 적이 없었는데, 거의 4년만에 보는가 싶어서 급설레었습니다. 제 주변의 지인들도 지명타자제 이후로 아마야구 경기를 본격적으로 보신 분들이라 타석의 한기주를 본 기억은 없으셨고, 기주도 전광판 보며 굉장히 난감해하더군요.
서감독이 드디어 성근 할배 벤치마킹까지 하는거냐며 기대하며 계속 대기 타석을 흘끔거리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장스나가 방망이를 붕붕 돌리고 있었습니다. -ㅅ-; 저 아저씨는 역시 참 특이한 캐릭터다 하고 웃고 있었는데, 그제야 전광판을 봤는지 코치들이 덕아웃에서 나와서 기록실을 향해 손을 막 저으며 무언가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리고 조금 후 전광판의 4번타자 한기주가 4번타자 지명 장스나로 정정되었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사실 감독이 머리에 총을 맞지 않은 이상, 수비 위치 바꿀 일도 없었는데 지명타자가 안 빠지는 게 당연한거지만..... 이미 야구 경기는 안중에도 없고 이벤트만 노골적으로 기대하던 저와 제 주변분들은 정정되는 거 보고 힘이 쭉 빠져서 한동안 말도 못 이었습니다. 하이바 쓴 한기주를 남기겠다며 주섬주섬 카메라 닦고 핸드폰 꺼내던 우리들을 뒤에서 보면 얼마나 웃겼을까요. ㅎㅎㅎㅎ
*
호신이는 넘흐 적극적이에요. -//////-
3루타 치고 루상에 나가 후속 안타로 홈을 밟은 연훈이를 환영해주기 위해 모두가 의자에서 일어났는데 호신이가 류재원 옆에 서서 허리에 턱 손을 얹으며 뒤에서 껴안는 자세가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_-* 얼마전 모님 블로그에서 컵흘 사진 여러장을 봤지만 이런 노골적인 컵흘 씬을 바로 앞에서 볼 줄은 몰랐어염. *-_-*
(어제 기주에게 자연스럽게 엉겨붙던 영민이보다 더 충격적;;)
그리고 호신이는 자기 환영은 제대로 안하고 애정행각 벌였다고 바로 연훈이에게 응징당했습니다.
7회에 차일목이 볼넷으로 나간 이후 호신이가 대주자로 나갔는데 나가자마자 연훈이의 병살로 바지에 흙만 잔뜩 묻힌채 변변하게 주루플레이도 못 보여주고 바로 덕아웃으로 들어와야 했죠. ㅎㅎㅎㅎ
Posted by 채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