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이야기/가벼움 | 2007/10/02 23:37 | 채니

야구를 띄엄띄엄 본 고로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또 댓글달기 어려운; 온갖 잡탕 잡담 시작입니다. (제목은 당연히 지을 수 없었습니다;;; 널리 양해를.)

1.
9월 30일은 원상이 첫 승의 대사건(?)이 있었던 날입니다.
저로선 유원상을 2년만(!)에 보는거였는데 유원상 공이 꽤 좋더군요.

지금도 제구가 썩 좋지는 않아도 예전처럼은 아니었던 거 같고, 눈에 띄게 변화구의 활용이 노련해진 거 같다고 소감을 남기고 싶네요. (하긴 2년만에 본 건데 는 게 없다면 유원상이 바보;;) 본디 140 중반 정도까진 찍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제구를 잡기 위해서인지 공끝을 신경 쓰기 위해서인지 구속은 좀 줄인 거 같았고 그게 효과를 본 듯한 느낌.
거기에 스트라이크 존도 원상이에겐 유리하게 돌아갔죠. 주심이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기억 안 나는데 스트라이크 존이 넓은 듯 했습니다. 타이거즈 투수들은 그걸 잘 활용하지 못하더군요. -ㅅ-;;

좋았다고는 해도 최희섭의 무식한 홈런 말고는 점수를 못 뽑을 정도였나 하면 그건 아니었던 거 같은데, 타이거즈는 정말 신인투수들을 좋아하긴 합니다. (자기 팀 신인투수들 말고. -_-) 좋은 전통은 사라졌는데 좋지 않은건 참 오래도 가.... -_-;


2.
그리고 문제의 그 날, 타이거즈의 투수 운용.
뒷북으로 짚고 넘어가자면 고향과 가까운 곳(;)에서 부담없이 던지라는 배려였는지 청주기공 4인방이 총출동했습니다.;;

준형이 뒤에 정규가 나오는 건 2군에서 흔히 있을만한 광경이라 아무런 위화감이 없었는데 정규 뒤에 범석이가 나오는 걸 보며 예감이 슬슬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에 영민이가 나오는 걸 보면서도 설마설마 했는데 양말왕자가 갑자기 마지막으로 등판하는 걸 보면서 lllorz

제가 이름놀이, 학연놀이, 말장난의 '로망'을 즐기긴 하지만요.
청주기공 출신만 줄줄이 등판시킨 거 너무 고의같지 않나요?;; 마지막에 왕자님을 생색내기로 끼워서 컬렉션 완성(?)한 듯한 기분이 드는건 저만의 착각은 아니겠죠.

그런데 하나도 반갑지 않아요. 그런 짓. ㅠㅠㅠㅠ
청주기공 컬렉션을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면 좀 내는 순서라도 생각하면서 내봐라, 진짜. ㅠㅠㅠ


3.
진짜 투수 만들 줄 모른다는 말은 시즌 중에도 수십번 튀어나왔지만 그래도 한번 더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10월 1일 삼성과의 경기 보면서 답답해져서 가슴 치길 수십번.
무사만루에 등판한 영민이가 동점 주고나서는 미래가 뻔히 보여서 TV를 꺼버렸죠.

그렇게 투수를 운용하니까 결정적일 때 낼 투수가 없는거야.
아니, 그렇게나 투수를 과정 하나하나 밟아가며 만들어낼 줄 모르니까 적재적소에 투수가 없는거야.

한점 차 불안한 리드 상황의 무사만루에 손영민이 등판할 수는 있죠.
선발 장난 끝에 신용운이 무너져내렸으니 지금 불펜엔 한기주 말고는 손영민밖에 없는데.
근데 왜 쉬는 날까지 한 경기 더 남은 상황에서 크게 지는 경기에 손영민이 등판했던 건데요.
그동안 손영민을 셋업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으로 뭘 했는데요. 마구잡이 등판? ㅎㅎㅎ

이가 득득 갈립니다.


4.
그런고로, 그 입 다물라.
큰절 한번에 감격해줬다고 후속 SHOW까지 다 용납되는 건 아냐.
SHOW는 영화관 앞에서나 하라고!


5.
원래 MLB엔 별 관심 없고 최근 몸도 아파서 신경을 끊고 지냈는데, 어느 순간 산동네 콜로라도가 미칠듯한 연승 질주로 가을 잔치 컨텐더가 되어있었다는군요.
전통적인 명문 강팀도 보기 좋지만 요즘은 템파같은 노력하는 약한 팀들에 호감이 더 가기 때문에, 샌디에이고에 호감이 있었으면서도 콜로라도가 잘해서 헬튼옹의 숙원사업-_-;이 이루어지길 바라게 되었답니다.

제가 응원하면 그들이 부정타는 건 수십번 경험했으나 이번에도 여지는 없었습니다. -ㅅ-;
(바로 얼마전 에이스의자 캡처가 블로그를 지킨 몇 주는 석민이의 제대로 굴욕주간이었다던가)
6 : 5로 콜로라도가 역전에 성공한 직후에 중계를 보기 시작했는데 명백한 홈런 오심이 나오고 할러데이의 만세로 동점이 되는걸 보고나니 정말 콜로라도한테 못할 짓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드는 것입니다. 흐름은 이미 샌디에이고로 넘어간 듯 보였지만 그래도 부정적인 기운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라고 연장 10회쯤에 TV를 꺼주었습니다.
그리고 투런 홈런을 맞고도 재역전에 성공했다는 그런 얘기.;;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노력한 결과 기쁨을 누리는 선수들 모습을 보니 감동적이었습니다. 가을 잔치 간다고 아이들같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그 팀 팬도 아니면서 흐뭇해지는 게, 아무래도 응원하는 선수들의 얼굴이 그들에게 대입되기 때문이죠.
It could happen. 좋은 말입니다. 언젠간 제가 응원하는 팀도 다시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겠지요?
- 일단 제가 응원을 끊어야 뭔가를 해낼 수 있을 거 같습니다만;;;;

2007/10/02 23:37 2007/10/0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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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규君 2007/10/03 01:23

    손영민이 청주기공 출신인건 알았지만 오준형-박정규-이범석-이동현도 기공이었다니 ㄷㄷㄷ
    고향방문등판(...)이군요;;
    그리고 어제 아침엔 TV 잘 끄셨습니다(응?)

    • 채니 2007/10/03 01:41

      준형이는 그래도 일고에요. ㅎㅎㅎ
      다만 그 뒤에 나온 선수들이 청주기공 동문회 라인업이었다는 게. -ㅅ- 솔직히 프로에서 청주기공 선수 거진 절반은 기아에 있는데 그 절반이 한 경기에 다 나왔으니 학연놀이 하는거냐는 소리 안 나올 수가 없다는 거 아시죠.;

      제가 콜로라도를 살린 거 같습니다. 으쓱. (먼산;;;;)

    • 민규君 2007/10/03 04:13

      아 그리고 9월 30일 원상이는 '2승'입니다 ㅎㅎ '첫 선발승'인 거고요.
      그리고 한화 5번타자로 연경흠이 선발출전했었으니 청주기공 동문 출전이
      한명 더 있었군요;;

    • 채니 2007/10/05 01:07

      어익후; 제가 요즘 숫자에 매우 둔감하여(어느 정도인가 하면 현곤씌 타율도 숫자로는 잘 모릅니다;) 원상이가 벌써 승 챙겼는지 몰랐네요. 첫 선발승에 2승이라니 원상이가 기분 정말 좋았겠어요. >_<
      개천절에 청주기공 동문회;가 한번 더 있었으니 진심으로 우울한 일입니다. -_ㅠ 차라리 한화 경기에서 보는 거면 다른 동문 멤버들을 볼 수 있으니 덜 억울하기나 하죠. 흑.

  2. 철민현곤 2007/10/03 02:44

    그 전날 이동현 나왔을 때 누군가 저 선수 때문에 청주기공이 별로다;;;고 했었거든. 그래서 손영민이 있으니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다음날 모두 나오는구나. ㅎㅎㅎ
    최근에 한기주 앞에서 가장 믿을 만한건 손영민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그 전날 연전이 계속되는데 왜 내보내나 했었다. 어쩜 그렇게 한치앞을 못보나 싶은지...
    큰절하는 거 현장에서 보면서 눈물 흘리며 앞으로 까지 않을께요라고 해놓고 다음날부터 미친듯이 까기만 했던 날들이 주루룩 스쳐지나가네. ㅎㅎㅎㅎ

    • 가니 2007/10/03 08:06

      논노! 큰절하고 앞으로 심기일전 하겠다...
      하는 제스처만 취하고 쌩~ 하신 모 '서'분을
      언냐께서는 까셔도 상관없답니..;;; ㅎㅎㅎ
      으이구... 이런 졸장만나서 고생만 디립다 하는 선수들이나
      응원한다고 맴 졸이는 팬들만 불쌍할 뿐이죠. -_-;;;

    • 독사 2007/10/03 19:54

      여전히 청주기공 싫습니다.
      최소한 그 쓸모없는 선수가 다른 선수에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보증을 받기 전까진 김진우씨가 타이거즈 선수였을 때와 같은 취급입니다.

    • 철민현곤 2007/10/03 20:54

      가니님께서 까도 된다고 허락하시니 맘껏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독사님 그래도 손영민이랑 박정규, 이범석은 괜찮지 않습니까.
      이동현도 오늘은 무실점이지 말입니다.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원체 기아 경기에 관심이 없어서... ㄷㄷㄷ)

    • 채니 2007/10/05 01:13

      철민님/
      저도 그 선수-_- 덕분에 청주기공에 편견 가질뻔 했지 뭡니까. ;ㅁ; 영민이와 정규가 잘해주고 범석이가 아주아주 귀엽지 않았다면 진짜 동문회 라인업;;; 보면서 제대로 깠을 거에요. 모 선수는 제대로 각성 필요합니다. 췟.
      보통 투수들 점검은 쉬는 날 하루 전쯤에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다음날은 생각도 안했었나보죠. 저도 많이 감동해서 욕 안하려고 애를 썼는데 지금은 뭐 이렇습니다. ㅎㅎㅎ

      언니/
      우리야 야구에 집착을 잠시 끊으면 될 일이지만 선수들만 안쓰럽지 뭐. ㅠ_ㅠ 진짜 올해는 얻을 게 별로 없는 해였어. 최희섭이 돌아오고 윤석민-이현곤이 각성해주지 않았다면 남는 건 아무것도 없었을 듯.

      독사님/
      에, 설마 쓸데없는 영향은 없었을 겁니다. -_ㅠ 믿고 싶습니다. 흑흑. 구위도 그렇고 예전엔 참 좋아했는데 훈련만 잘 소화했어도 좋았을 것을 요즘 꼬락서니 보고 있음 제대로 한심합니다. 진짜.

      철민님/
      이동현의 문제는 무실점이기만 하다는 것이죠. 에혀혀혀혀.
      2군에서도 그랬어요. (먼산)

    • 비밀방문자 2007/10/05 01:39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채니 2007/10/08 00:25

      시리즈 완성은... 박뻥쟁이로 위안을 삼으라는 스카우터님하의 계시일지도요. ㅠㅠ 하긴 최용규-뻥쟁이 뽑아놓고 또 대졸내야수 뽑긴 그러니까 ;ㅁ; 둘다 뽑아줬음 얼마나 좋아요. 그렇죠?
      (저도 얼마나 바랐는데! ;ㅁ;)

      말은... 제가 정말로 못 놔요. 당분간은 이해해주세요. -_ㅠ

  3. 잇힝 2007/10/03 11:20

    나~~정말 유원상 공략 못하는 호랑이 아저씨들을 보니 눈물이 났다. 흑흑
    정말 타팀 신인을 너무너무 좋아하심;;
    이동현 후덜덜~나도 보면서 청주기공 다 나오네 막이러고;; ㅋㅋ
    큰절에 낚이고 고생한다 정말...가끔 그 절하는 영상 보면서 열내고 있어 ㅠ
    응원을 끊으면 안되고 더 열내서 응원을 하면 ㅜ_ㅜ 되지 않을까? ㅜㅜ

    • 채니 2007/10/05 01:16

      타팀 신인들 좋아하는 거 반만큼이라도 우리 신인들 아껴줬음 얼마나 좋아. -_-; 현종이만 해도 그래! 아껴만 줬으면 못해도 선발승 2개는 챙겼을 거야. ;ㅁ;
      청주기공 동문회를 순서도 안 바꾸고 하루 더 봐야했다니. ㅎㅎㅎ 아, 진짜 장난하나 싶다.
      더 열내서 응원하면; 될까? -_-; 하긴 요즘 호신이 열나게 갈구는데(하하;) 이 녀석이 요지부동 각성 못하는 거 보면 내 응원과 저주의 약발도 조금을 덜해진 듯 싶긴 해.

  4. 리제 2007/10/03 23:31

    그 입 다물라 -> 제가 하고픈 말이에요. 나가시는 그 날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존재조차 의식하지 못할 만큼 조용히 계시다 나가셨으면 하는 아주 소박한 바람을 가져봅니다만 언제나 바라는 것의 정 반대를 이루어주시는 분이니 뭐..-_ㅜ

    • 채니 2007/10/05 01:18

      언제나 존재감은 정말 강렬하시지요. -_ㅠ
      오늘도 기록실의 실수 때문에 또한번 감독의 존재감을 실감했으니; 자기가 직접 끼지 않은 자리에서도 존재감을 보이는 대단한 분입니다. 그러니까 입이라도 다물어줬음 좋겠어요. 흑.

  5. 잿빛하늘 2007/10/05 00:14

    이것도 늦게 봤습니다 OTL

    채니님 저와 같은 고민(대문에 관련선수 포스팅 해놓으면 저주가 된다는거. 아 가끔 역저주도 나옵디다;) 가지고 있으신듯 한데 그걸 저처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심이...(도망)

    • 채니 2007/10/05 01:22

      아웅, 바쁘실텐데 늦게라도 봐주시고 흔적 남겨주시면 저는 감사할 뿐이죠. ^^;

      안 그래도 오늘 야구장에서 나오면서 고민을 새롭게 승화-_-해보았습니다. 일단 일일 블로그 로고를 바꾸었고, 여기에다 좀더 큰 사진을 첫 포스팅 메인에 걸어볼까 고민 중인데요. 억하심정은 딱히 없지만 내일 하루 열심히 응원해야겠습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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