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입니다. ^^
스코비만 선발로 나오면 희대의 막장 매치가 벌어지는 통에 선수들이 미웠고 미시즈 스코비에게 미안했습니다.
네 시간 넘게 딱딱한 의자에서 경기를 보는 건 팬으로서도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린지(중계 중에 듣기로 미시즈 스코비 이름이 린지라고 했던 듯)는 달콤한 허니문 시기에 그런 일을 몇 번이고 해야 했습니다. 남편이 매일같이 호투를 하고도 실적을 거두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정작 제가 잘못한 건 없어도 근거없는 죄책감이 생길 수 밖에요. -ㅅ-;
스코비가 힘이 떨어질 때쯤 힘들게나마 승을 챙길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비교적 타자들은 쉽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오늘 스코비는 많이 힘들어보였어요. 칼 제구로 칭찬을 많이 듣는 투수인데 제구가 많이 흔들렸고 볼넷을 연신 내주며 위기를 숱하게 넘겼습니다. 그렇지만 수비수들이 잘해 주었고(스나이퍼가 약간의 실수로 2루타를 만들어준 건 자기 자리가 아니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본인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으며, 결정적일 때 심판도(;) 난해한 스트라이크존으로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스코비가 선발로 나온 이래 처음으로 5이닝도 못 채울 위기가 왔지만, 결정적인 때 프로야구 25년사에 보기 드문 형태의 트리플 플레이가 나오면서 결국 오늘도 QS를 달성하고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게 됩니다. 그런건 기아만 하는 줄 알았더니-_-;;; 삼성도 기아 못지 않더군요.
- 그 짧은 사이에, 손좐 혼자 트리플 플레이 시킨 오늘의 장면과 비슷한 화면을 찾아낸 이스픈 중계진은 역시 쵝오. > _<
물론 오늘은 투수들도 잘했지만 타자들이, 수비수들이 이렇게 잘해서 경기를 따낸 경험도 정말 오랜만인 듯 싶어요.
먼저 김주형의 홈런!
2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김경진이 뱃을 부러뜨리면서 먹힌 타구로 내야 안타를 만들면서 출루합니다. 스코비는 언제나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투수라 아마 다른 타자였으면 한 점 선취하기 작전으로 번트를 댔을 겁니다. 하지만 다음 타자는 번트를 왕년의 거포 조경환옹보다 더 못 대는 게 분명한 김주형이고, 주형이 다음은 심하게 컨디션이 안 좋은(오죽했으면 가끔은 스트라이크도 포구가 안되는-_-+) 김포수였습니다. -_-;; 어쩔 수 없이 강공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기회에서, 김주형이 밋밋하게 들어온 초구를 잡아당겨 선제 투런 홈런이 나왔지요.
최근 중심 타선에서도 장타를 기대하기 힘든 타이거즈에서는 가뭄의 단비같은 좋은 공격이었습니다. 이렇게 장타로 두 점을 먼저 뽑았기에 스코비가 전날의 윤석민같이 한 점도 안 주려다 쫓기는 피칭은 하지 않을 수 있었고요.
요즘 들어 생각하기에, 늘 잘치고 있는 건 장성호이지만 그 혼자의 힘으로 경기를 가져올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일단 장성호는 홈런 타자는 아니고 그가 안타를 치고 나가도 받쳐줄 타자가 없으며, 무엇보다도 '장성호와 여덟 난쟁이' 상황이라 언뜻 봐서 그가 컨디션이 좋아보이면 상대는 대충 걸러버립니다. -ㅅ- 고로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는 건 대개 장성호가 아닌 다른 타자가 되는데, 최근 라인업에서 그런 종류의 키 플레이어는 손지환이 아닌가 해요.
손지환이 꾸준하게 잘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 그가 무슨 식으로든 터뜨리는 날은 팀도 꾸역꾸역 이기더라는 거죠. 얼마전 준형이 선발 경기도 그러했고 오늘도 그랬습니다. 이상한 타구가 2루타가 되며 용규가 출루해있는 상황에서, 컨디션이 좋은 탓인지 파울 홈런을 하나 날려놓고 스나이퍼 아웃-재주리게스 아웃으로 몰렸죠. '2사후 안타본능'이 최근 타이거즈를 지배하는 키워드이긴 하지만, 클린업의 손좐이라면 기대가 전혀 안되었습니다. 당연히 아웃이려니 하고 '그래 두 점도 어디냐' 하면서 보고 있는데 방망이를 깎던 손지환이 장타로 주자를 불러들였죠. 그 다음에 김경진의 적시타도 나왔지만 아마 2점에서 3점으로 가는 이 상황이 투수를 결정적으로 동요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선두타자를 내보내고 어떻게 2사를 잘 만들었는데 거기서 적시타를 맞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죠. 게다가 손좐은 경기의 흐름을 90% 이상 넘어오게 만든 트리플 플레이의 주인공이기도 하고요.
다만 이런 날에도 손좐을 믿을 수 없다고 쓰게되는 건-_- 그가 한결같지 않고 지나치게 기복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막 이적해와서 잘하던 시절에도 그랬습니다. 결정적인 장면의 주인공이 되는 일이 꽤 있는데도 시즌 타율이 아직 2할을 넘기지 못한다는 사실이 그걸 증명한다고 봅니다.
솔직히 어떤 상황에서 주인공이 되는 능력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사뭇 들기도 하는데, 손좐은 은근히 그런 능력이 엿보이는 만큼 조금더 분발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그의 숙제는 쉬어가는 경기를 줄여가는 게 될 겁니다. 그게 팬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오는 길이죠.
완벽하게 안지만을 무너뜨릴 수도 있었던 찬스에 병살타를 쳐서 약간 빛은 바랬지만, 이현곤의 타격감은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ㅅ- 떨어지는 공에 한 손을 슬쩍 놓으며 배트 컨트롤로 만들어낸 안타는 백미였다고 생각이 드네요. 거성이 입에서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할 정도였지요.
그리고 오늘의 재발견은 김연훈이 될 겁니다.
이 블로그에 와주시는 분들은 거의다 연훈이를 나름대로 이미지화하고 기대하고 계셨으니 재발견이랄 것도 없긴 하지만. ㅎㅎ
서감독의 신인 기용 성향이 일단 야수의 수비부터 보고 유틸리티부터 시작해 기회를 서서히 늘려나가는 스타일인 건 알려진 사실입니다. 공격력부터 보고 자리에 끼워넣는 여느 감독 유형과는 달리 지나치게 방어적이긴 하지만 나름의 원칙이 내면에 있다면 존중할만한 방법입니다. 다만 이런 경우 기회를 얻을 신인이 몇 없다는 게 문제가 되지요. -_-;;;; 이용규, (신인까지는 아니었지만) 김원섭 외엔 아무도 치고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니까요.
3루수로 테러를 저지르고-_- 보다못해 한규식과 2, 3루 자리를 바꿨을 정도로 실수를 연발한 김연훈이 기회를 받기란 정말 힘들었습니다. 다만 팀내 내야수 기근이기도 하고 동계부터 감독이 눈여겨 보고 있었다고 하니 금세 2군에서 1군으로 올라왔을 뿐 별로 하는 일은 없었죠. 홍대리의 부상으로 팀내 상황이 어렵다보니 파격적(?)으로 선발 출장을 하게된 경기인데, 자신이 선발로 처음부터 기회를 준다면 얼마든지 잘할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였습니다.
9번 타석에서 하위 타선의 좋은 감을 상위 타선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잘 해냈고 수비도 좋았습니다. 1안타 1볼넷에, 모든 땅볼 타구를 중심을 잘 잡고 처리했으며 안정감이 돋보이더군요. 명백한 안타성 타구를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하는 호수비를 보여주기까지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그 열의와 타구 판단만큼은 칭찬받을만 했습니다. 출장은 없다시피 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기회를 받기만을 기다리며 마인드 컨트롤과 준비를 잘해온 것 같았습니다.
첫 선발 출장을 잘해냈으니 당분간은 기회가 더욱 주어질 것인데, 그간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홍대리 컴백 직후의 김연훈의 위상이 결정되겠죠. 물론 어찌 되었건 주전 유격수는 당분간 홍세완일 것이지만, 김연훈이 그것에 너무 실망하며 실의에 빠지지는 않았으면 좋겠군요. 들쭉날쭉한 기회에도 첫 선발 출장에 파격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으니 믿습니다만. ^^
에이스가 무너진 다음 경기지만 승리를 따내는 걸 보니 타이거즈가 정말로 바닥은 쳤다는 걸 알겠습니다. 고공비행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앞으로 이런 경기를 좀더 자주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즐거운 밤이네요. ^ㅁ^
* 장충고 : 진흥고 관전기와 답글은 내일 시간나는대로. 역시 시청기 완성하자마자 득달같이 쫓겨나는군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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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스 스코비의 지극정성에 더이상 스코비한테 승리 안주기엔 미안했던듯(...)
기아 타자들이 그 정도의 양심이 있었다면 지금 석민이 승률이 그 지경(...)은 아니었을 거 같습니다.
그저 예쁜건 다 좋아, 하악하악이 아닐지 싶기도... -_-
에이스가 무너진에서 일단 눈물 좀 닦고(석민아, 좀 맞자..;;;;;) 손지환씨는 정말 가끔씩 지킬 앤 하이드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하는 날과 못하는 날의 기복이 심하시지요..-_ㅠ 그 비율이 적당히 1:1 정도만 되어도 애정도가 두 배는 증가했을텐데 말입니다..ㅠㅠ 올스타 득표 1위를 보고 민망하지 않을 정도로만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그간 잘해왔으니까 한번쯤 못한 건 괜찮아요. 선수가 매일매일 잘할 수는 없잖아요. ㅎㅎ
진짜 손좐의 문제점이 그거죠. 한번 결승타를 날리면 한 너댓번은 찬스에서 연속 병살 - 내야 플라이이니까... -_-; 1 : 1까지도 바라지 않으니 잘하는 날과 못하는 날이 1 : 2 정도만 되어도 지금보다는 좀더 좋아했을 거 같습니다. orz
연훈이 이미지라면..
오드리.;;옹을 타격 스승으로 모신다는 ..ㄷㄷㄷ
경기 본 친구가 수비 잘한다고 칭찬 많이 하더군요 ㅎ
그런걸로 이미지 메이킹하시면 어떡해요. 벌헉.
선수, 선수, 선수!로 기억을 하셔야지요. (그러나 이상한 글을 써놓은 인간은 물론 저... -_-)
전 처음 봤을 때 깔끔하게 이름을 틀려줘서 그런지-_-; 더 잘 기억하게 되었던 선수라지요. 공격도 잘했지만 수비가 안정적이라 앞으로 더 기회를 받을 것 같아 기뻤어요. 이스픈도 계속 주목해주더군요. ㅎㅎ
채니님의 관전기는 언제나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
읽으면서 계속 빙그레 웃으면서 보게 되네요.
에구,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
솔직하게 글을 쓰니까 심정이 비슷한 분들은 공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 _<
라인업 뜨고 일단, 5번 손지환, 9번 김연훈 쪽에 좀 의문을 가졌는데.. 둘 다 잘해줬네요^^ 홍세완, 김원섭의 공백이 클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관록(-_-)의 김경진 선수나 김주형 선수가 잘해주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스코비 부인께서는 정말 야구팬! 이신 것 같아요. 굳이 남편이라서가 아니라 경기 자체를 몰입해서 봅니다.ㅎㅎ 그런데 트리플 플레이 성공하고 어째서 찡그렸을까요... 너무 가슴 떨려서 그랬나..ㅋ
저도 5번, 9번... 보고 한숨을 좀 쉬었어요. 연훈이는 그동안 기대를 하긴 했지만 너무 급작스러운 선발 같은 생각도 들어서요. 욕만 먹지 말길 바랐는데 그래도 보란듯이 둘다 잘해줘서 좋아요. ^ㅁ^
몰입해서 경기 보는 린지는 정이 많이 갑니다.
트리플 플레이 성공했을 때 찡그린 건, 아마 타구가 쭉 뻗어나가기에 보자마자 안타라고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글러브로 빨려들어가고 그게 트리플 플레이가 되니까 바로 표정이 풀린게 아닐까요. ㅎㅎ
( 며칠전 ^ㅡ^ << 요사람이에요 ㅋㅋ )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드디어 김연훈 선수의 선발 첫 출장!
라인업 보는 순간 전 이미 하늘위를 붕붕 ~ ㅋㅋㅋ
프로데뷔 첫 선발 출장에,
프로데뷔 첫 타석에서 첫 안타라니 +ㅇ+
정말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 같아요.
이거성님께서도 계속 칭찬해주시고 >ㅁ<
첫 단추를 잘 끼워준것 같아 기분이 참 좋아요!
우리 스코비선수의 1승도 ㅊㅋㅊㅋ
어제경기는 이래저래 보는 재미가 쏠쏠했던것 같아요 ^^
오랜만입니다. ^^ 반갑습니다.
전 기대를 해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을 많이 했어요. -_ㅠ 프로가 쉬운 데도 아니고 설마 잘해줄까 말이지요. 프로 첫 타석은 아니었지만^^; 첫 선발 출장에 첫 선발 타석에서 안타를 쳐줘서 정말 기뻤습니다. 그 다음에 침착하게 볼넷도 골라 나갔고 수비도 정말 잘했죠. 거성님의 칭찬 연발이 조금 부담스러우면서도 싫지는 않았답니다.
스코비 1승도 너무 힘들었죠. 축하할 일이에요. > _<
어제 경기는 진짜 쏠쏠한 재미가 있는 경기였습니다. 지금도 어제 경기 생각만 하면 기분 좋아요. ^^
정말 괜히 미안하고 제가 창피했는데;;
다행히 어제 승리 올려주었군요.
오늘 주형이 손선생 연타석 홈런에 어제오늘 점수도 잘내고 그래서 너무 좋아요..ㅎㅎ
내일도 안볼려구요..ㅠ_ㅠㅋ
(잠들기 전이니까^^) 오늘 경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 _<
스코비 박복을 없애주니 다들 힘이 많이 났나봐요. ㅎㅎ 메존을 공략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ㅍ님, 정말 애쓰시는군요. ㅠㅠㅠㅠ 준형이까지만 구원해주시고 다음엔 조금 쉬어가세요. 저녁이 너무 괴롭지 않으십니까. -_ ㅠ
프로데뷔 첫번째 출장에서의 첫 타석이라고 말한다는 걸
에이쿠 -ㅇ-ㅋㅋ 이상하게 말해버렸네요 ㅋㅋㅋ
개막전 이후로 줄곳 김연훈 선수를 지켜봤어요 ^^
이상하게 자꾸 눈이 가더라구요 ㅋㅋㅋ
언젠간 좋은기회가 올거라 항상 믿고 있었는데
드디어 이런날이 오게 되네요 ^^
저도 처음에 라인업 들어간 거 보고
정말 누구보다 좋아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많이 되었었어요 ㅜㅜ
두번째 선발라인업 들어갔을때도
제발 제발 큰 실수 없이 안타 하나만 쳐주세요 했는데
세개를 +ㅇ+ ㅋㅋㅋ
이렇게 좋은모습 보여주니까 므흣 ㅋㅋ 합니다!
아침에 회사 출근하면 ㅋㅋㅋ
이곳저곳 꼭 둘러보는곳이 있는데
이젠 채니님 블로그 들어오기도 꼭 하게 되네요 ^^
답글이 늦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김연훈은 그 선수에 관한걸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이상하게 정이 가는 선수죠. 이스픈도 그랬지만 저도 그랬거든요. ^^ 좋지 않은 상황에서 찾아온 기회지만 그래도 슬슬 자기에게 온 기회를 잡아나가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비록 실수도 자주 하고 버벅이는 모습도 보이고 있지만, 다들 젊은 선수의 적응을 보고 싶으셨는지 선수의 묘한 매력(?) 덕분인지 오히려 격려를 해주시네요. 실수를 조금씩 줄여나가면서 앞으로 더 잘해서 기대에 보답해줬으면 좋겠네요. > _<
다른 것보다 2루수로 나오면 팬들의 애정을 시험하는 버릇은 꼭 고쳐줬으면 좋겠어요. ㅎㅎㅎ
블로그 방치나 하고 신경도 잘 못쓰고 있는데 자주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