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간 관념이 희박해진 덕분에 야구장에 늘 지각을 하곤 합니다. -_-;
한동안 예선을 보러 다니면서도 일일이 기록해가며 경기를 정리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관전기는 스킵했는데 별 일이 다 있었던 경기라 오랜만에 써봅니다.
이전에 벌어졌던 경기에서 광주일고가 진흥고에 이겼고 진흥고와 광주동성고가 비겼기 때문에, 마지막 경기에서 황금사자기 진출팀이 가려지게 되었죠.
광주일고는 대통령배에서 우승도 했고 비기기만 해도 1승 1무로 황금사자기에 진출할 수 있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광주동성고는 이전 경기에서 비겼기 때문에 이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했던 데다가 청룡기 진출도 놓친 입장이라 다급했습니다.
그리하여 광주동성고 선수들이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황금사자기 예선에 임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모든 일들은 시간에 따라 돌고 돈다는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기도 하네요.
라인업은 게을러져서 기록해오지 않았습니다.;;;
대충 기억력을 되살려보면 광주일고는 대통령배를 기점으로 조성진 선수가 5번 타순에 배치된 이래라인업이 크게 변하지 않고 있는 걸로 기억하고요.
광주동성고는 전날 경기에서 최근 잘 맞지않는 리드오프 윤효섭 선수를 9번타자로 밀었다가 다시 1번으로 당겨 배치했고, 한동안 3번 고정이던 이상원 선수가 이번 예선부터 5번으로 내려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클린업이 노진혁-윤도경-이상원 순이 되었고, 지명타자는 그때그때 저학년 선수 중에 한 사람이 들어가더군요.
라인업이 고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최근 광주동성고가 타선의 흐름이 좋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하기야 그런 게 올해로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지만 말이에요;)
광주일고의 선발은 정찬헌 선수로 이날 경기 완투했고,
광주동성고의 경우 장경훈(U)-윤명준-이광민 선수가 차례대로 나눠던졌지요.
경기 결과는 이미 공개되었으니 아시겠지만 광주동성고가 5 : 1로 이겨서 황금사자기 진출이고요.
경기 초반 분위기는 비슷하게 고전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광주일고가 약간 우세해 보였습니다. 정찬헌 선수나 장경훈 선수나 모두 잘 던지고 있었지만 양팀이 때려낸 안타 수에서 차이가 났지요. 장타 여부를 보아도 광주동성고에 비해서 광주일고가 좀더 나았기도 하고요.
0 : 0 무승부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는데 광주일고가 한 점을 깔끔하게 선취하며 앞서나가게 됩니다.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승부는 6회말 광주동성고 공격에서 가려졌습니다.
1사에 한동안 침체이던 노진혁 선수가 안타를 기록합니다. 4번타자 윤도경 선수가 2루타를 치며 1사 2, 3루 상황이 되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비는 계속해서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고 주루를 하던 노진혁 선수는 2루를 돌다가 미끄러질 뻔 할 정도로 이미 그라운드 사정이 많이 안 좋았지요.
정찬헌 선수의 제구력이 흔들리며 풀카운트 상황에서 5번타자 이상원 선수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주자 만루가 되었습니다.
다음 타석은 청룡기 예선부터 잘 맞지 않고 있는 임익현 선수인데, 나름대로 주자를 불러들이기 위해 당겨치려고 노력은 하는 눈치였지만 타구는 평범한 타구가 되어 2루수 정면으로 굴러갔지요. 그랬는데, 경기 초반 실책을 기록했던 서건창 선수가 이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주자 올 세이프가 되어버렸습니다. 수비에 관한한 거의 실수를 하지 않는 선수지만 긴장을 하기도 했고 워낙 악천후였기 때문에 수비가 깔끔하게 되지 않는 것 같았지요.
분위기가 묘해지는 가운데 다음 타자인 조우상 선수가 타석에 등장했는데 아마 스퀴즈를 대려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내야에 타구가 굴러갔습니다. 파울을 유도하기 위해서인지 투수나 1루수가 공을 계속 쳐다보더군요. 그런데 무등구장 인조잔디가 습기를 너무 많이 머금어서인지, 타구가 느려지면서 1루 선상 안쪽에 딱 멈춰버린 겁니다. -_-;; 내야 안타 비슷한 타구가 되어버리면서 그제야 투수가 공을 주워서 타자 주자를 태그했지만(정확하게 말하면 태그를 피하려다가 타자 주자가 3 feet 아웃이 된 듯) 주자는 한 명 더 들어와있었죠.
이후 오정윤 선수가 깔끔한 적시타로 주자를 두 명 더 불러들이긴 했지만 이 역시 날씨가 워낙 궂다 보니 단타성 타구에 중견수의 에러까지 겹치면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4 : 1로 달아난 가운데 길었던 이닝이 끝나고.
8회말 희생플라이까지 나오면서 광주동성고는 승기를 잡았죠. 사실 이 때만 해도 플라이가 약간 얕아보이기도 했고 워낙 베이스 근처가 진흙탕이 된 상태라 주루하기 좋은 상황으로는 보이지 않았는데요. 이상원 선수가 홈에서 과감하게 슬라이딩을 한 덕분에 멀찌감치 달아나며 여유있는 운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세 점 차였다면 경기 후반에 윤명준 선수가 계속적으로 볼넷을 허용하며 많이 흔들렸을 때도 투수를 아예 빼버리고 다른 투수를 낸다는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 점과는 달리 네 점은 한 번의 찬스로 따라잡을 수 있는 점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쐐기로 나온 이 한 점이 무척 컸던 것 같아요.
아마도 광주일고 입장에서는 악천후만 아니었으면... 싶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도 날씨만 좋았다면 광주동성고가 승부를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경기장 사정이 워낙 안 좋아서 고생을 했던 건 양팀이 마찬가지였지만 6회말 겹쳐나온 이상한 상황이 워낙 컸기 때문이죠.
어쨌거나 좋지 않은 날씨에도 옷에 진흙이 가득 묻어가며 열심히 한 덕분에 광주동성고가 황금사자기로 가는 티켓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양팀 선수들, 관계자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
이 날은 그라운드 사정도 사정이지만 누구보다 공정해야할 심판의 판정도 딱히 깔끔해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볼 카운트 판정은 지역 예선에서는 흔히 불거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개인적으로는 양팀 모두에게 보상 판정이 주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것 말고도 아마 4회였던가 5회였던가 정찬헌 선수 보크 상황(? 기록실 판단을 알 수 없으나 정황상 보크가 주어졌던 상황이었습니다)에서도 판정이 매끄럽지 않아서 이닝까지 종료를 선언한 상황에서 다시 번복이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물론 잘못된 판정이 다시 정정이 이루어진 건 다행이긴 하지만, 날씨 때문에 심판들도 많이 고생을 한 건 알지만 다음엔 좀더 정확한 판정을 하기 위해 노력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여기 들어오는 것도 오랜만이네요 ㅠㅠ
블로그를 버려서 -_-;;
저 날은 기억에서 지웠어요 ㅠ_ㅠ
그 후유증은 허리, 엉덩이(??)에서 느끼고 있습니다..울컥
심판은 -0-;; 에휴~
저도 기아 야구 보고 열받고 키보드가 맛이 간지라(스페이스바가 맛이 갔어요. ㅠㅠ) 한동안 블로그를 버렸다가 글을 조금이라도 끄적였다가 했지요.;
정말 기억에서 지우시고도 남을 날이었습니다. -ㅅ- 저도 그렇고요. ㅠㅠㅠ 이젠 몸은 좀 괜찮으신지.
보상판정들이 서로 오가는 건 정말 아름답지요. 에휴. -_ㅠ
설마 그 분들 기억하실까요? ㅎ
기억하고 있으면 좌절 ㅠ_ㅠ
심판-_-;; 그러니 애들이 싫어하지요 ㄷㄷ
아니, 설마... -_-; 그딴건 기억하시면 클납니다.;;; 앞으로 애들 야구 쪽팔려서 어떻게 봅니까. ㅠㅠㅠ
하긴 그런 판정들을 해대는데 우리만 싫겠어요. 당사자들은 더 싫겠죠. 어휴. 이름은 기억이 안 납니다만 정말 다시 보고 싶은 심판들은 아니었네요. (조금 지나면 다시 본다는 게 문제일 뿐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