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진 것 같습니다.

제가 감독으로서의 김재박을 정말로 좋아하지 않는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연히 드러난 능력을 깔 수는 없는 거니까.

저는 그래도 비교적 서 감독님을 좋아하는 편이고,
한 놈만 팬다는 투수 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감독님에 대해서 큰 흠을 잡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 드러난 감독님의 패착은 너무나 많았죠.

서튼과 정말 안 맞는 모양이지요?
친절한 서튼씨라고 부를 정도로 매너 좋은 사람으로 알려져있는데 뭐가 안 맞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트러블이 가시화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늘 부로 최희섭 영입도 확정되었고 그가 올시즌에 뭘 해줄 수 있든 아니든 간에 '수비 안되는 타자' 중에 한 사람은 교통정리를 해야하지요. 에서튼은 물론이거니와 서튼의 교체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버리는 패라고 일찍부터 버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나요?
변화구가 타석에서 오기 전에 너무 일찍 떨어져버리면 타자들이 속지 않는 것처럼, 그런 건 서튼에게도 팀에게도 좋지 않은 일입니다. 당장 오늘 경기에서도 여실히 보이지 않았습니까. 적어도 서튼이라면 종범성에게 걸렸던 찬스 중에 하나는 걸어나가는 일이 있더라도 살리지 않았겠어요? 그렇게 서튼을 빼고 싶었으면 5번 타자에 배치하지나 말지요.

서튼의 테러 수준의 수비가 미웠더라도 그건 애초에 서튼을 좌익수로 박아놓고 큰 그림을 그릴 때부터 감수했어야 할 일입니다.
아마도 결정적으로 사이가 틀어진 사건으로 보이는 대주자 교체 건은, 많은 사람들이 감독님 실수라고 했습니다. 저도 무릎 수술까지 했던 선수가 고통을 호소하며 대주자를 내달라고 한다면 다음 타석에 대한 구상이 있었다고 해도 대주자를 내주는 것이 옳았다고 보고요.

팬들은 야구장에서 감독과 선수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자 야구장에 가는 게 아닙니다.

종범성은 선구안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물론 골라나가기 보다는 비교적 히팅을 하시는 분이기도 했지만 다만 그렇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나쁜 공에도 뱃이 나갑니다.
노장 선수에게 있어 선구안은 가장 늦게 감퇴되는 부분이라고 알고 있으므로 곧 죽어도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게다가 스윙은 아직도 크시지요.
무얼 노리고 아직도 풀스윙을 하시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통산 200홈런 가까이 치는 타자지만 장타 버리셔도 됩니다. 기동력의 상징이었던 분이지만 무리해서 도루 안해도 돼요. 작고 정확한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 살아나가면서, 오래오래 그라운드에서 선수 생활만 하시면 됩니다. 팬들이 바라는 건 단지 그거에요.

서튼 대신 종범성이라는 게 이해가 안 갔고, 앞에도 썼지만 종범성으로의 교체는 서튼이 5번 타자였던 이상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습니다.
클린업이 달리 중심타선이 아니지요. 찬스가 많이 걸리기 때문에 중심타선이라고 부르는 것이지.

에서튼은 좋아해왔지만 교체 수순을 밟는 게 마땅하다고 봅니다.
정말 흑마신 소리 듣던 때의 구속도 나오지 않더군요.
에서튼이 광주구장에서 맞은 홈런은 거의다 현장에서 지켜봤는데 단 하나도 라인드라이브로 넘어가지 않는 홈런이 없었습니다. 라인드라이브면서도 거진 장외로 넘어가고요.
결정적인 패인은 봉이 일찍 빠졌던 반면에 에서튼이 마운드에 오래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상화는 투수면서도 슬로우 스타터;인가요.
구위가 회복되는 모습입니다. 시즌 초에는 140 언저리까지 나오는 게 고작이었고 볼 끝도 좋지 않았는데, 작년에 좋았던 때의 구속도 나왔어요. 공끝도 살아나는 듯 했고요.
3이닝은 좀 과하지 않나 했는데 투구수는 비교적 많았지만 잘 막아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화씌의 호투를 발판으로 쫓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를 했는데. ^^;

오래 쉬고 나왔지만 신용운은 여전히 좋은 편이었는데, 기주는 진짜로 오래 쉬면 안될 것 같습니다. -_-;;;;;

용규 멀티 안타나 스나이퍼의 3점 홈런 포함 3안타, 9회말 대타로 나온 김원섭의 열심히 하는 모습 등은 정말 기뻤습니다.
스나이퍼 고의 사구 때는, 진짜 아직도 스나이퍼와 아이들이구나 싶은 씁쓸한 생각도 들었지만.


그 외, 경기 외적으로 위로가 되는 재밌는 장면들이라면.
경기 시작 전에 타격 연습 있잖습니까. 고참용규님이 기주한테 배팅볼 던지라고 하면서 타격 연습을 하더군요.;;; 워낙 럭셔리하게 연습한 덕분에 멀티 안타를 친 것이겠죠.;;
기주가 배팅볼 던져주는 건 야구장 다니면서 처음 본 광경인 건 두말하면 입이 아프고요.

그리고 경기 중 3루 쪽에서 왠 아이 둘이 그물에 찰싹 붙어서 '아저씨~' 하면서 계속 공을 달라고 했는데요.
문제는 그 앞에서 열심히 스윙을 하고 계셨던 분이 박용택;이었다는 것이죠.
실체는 아저씨이나 마음은 절대 아저씨가 아닌 지하철 박은 애타게 부르건 말건 절대 뒤도 돌아보지 않았는데; 나중에 덕아웃으로 걸어들어갈 때 보니 표정이 썩어들어가고 있었답니다. ㅎㅎ;;;; (그 나이대 꼬맹이들한테는 오빠같은 단어는 없다는 거 잘 알면서-ㅅ-)
결국 FA대박을 향해 진행중인 쏴포수가 공을 각각 건네주더라구요. 홈런 쳐서 기분도 좋았기도 했고... 문제는 공 건네준 다음에는 좋던 흐름이 끊기고 세번 스윙하고 삼진 당했다는 거지만.;;;


*
블로그는 주인장도 경악할만한;; 8만 힛트가 나왔는데 꿀꿀한 글이나 쓰고 있고 와주시는 분들껜 참 죄송할 뿐입니다요. (_ _);
2007/05/11 01:01 2007/05/11 01:01

트랙백을 보내세요

트랙백 주소 :: http://nemobandt.com/yagu/trackback/511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박준완 2007/05/11 01:26

    이종범선수는 통산 홈런이 179개로 아직 200-200클럽을 개설을 못했습니다...

    • 채니 2007/05/11 01:36

      아이고; 200개 넘은 줄 알았는데 아직은 못 넘으셨군요.;;;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2. 비밀방문자 2007/05/11 02:56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채니 2007/05/11 03:03

      신군이 여기 오면 에뷔~지. -_-;;; 별로 상상도 하고 싶지 않아.;;;
      이길 때도 됐지? 낼은 이길거라고 믿어. ^ㅁ^

  3. 잿빛하늘 2007/05/11 11:24

    아저씨라는 말에 표정이 썩어들어간 박용택...아놔 ㅋㅋㅋ

    아니 이제 애아빠면 현실을 인정(?)해야 하지 않나요 ㅋㅋㅋ

    • 민규君 2007/05/13 02:00

      원래 나이들었다는 현실은 인정하기 싫은 법이지요 ㄲㄲ

    • 채니 2007/05/14 11:51

      나이도 나이지만 스무살이라도 유부라면 아저씨가 될 수 있는건데 대인배가 되어야지요. ^^
      현실을 인정 안하는 박용택도 사실 웃겼습니다. ㅎㅎㅎㅎ

  4. 철민현곤 2007/05/12 11:29

    다른 건 다 그렇다치고(에서튼 빨리 교체해주지 않은 것은 불만입니다만), 서튼 교체하는 거 보면서... 우리 감독님 선수 기죽이기에는 일가견이 있으시구나 싶었습니다. 아무리 못하는 선수일지라도 이런 식으로 문책하는 거 정말 싫습니다. 서튼이 부진한 그 자체로 어제 경기의 모습이 나온 걸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 어제의 서튼은 작년 어쩔 줄 몰라 기죽어 지내던 스캇의 모습 그대로더군요.

    • 채니 2007/05/14 11:55

      투수들도 좋을 때 내려오게 하려고 노력하시겠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일이 많지요. -_-
      감독이 부진한 선수들 가차없이 빼는 건 성향이 안 맞는 편인데 서튼의 경우는 그 경우에 딱 해당이 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그러니까 진짜로 부진하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아서) 더 싫어요. 그냥 감독이 무조건 이길 수밖에 없는 파워 게임에서 서튼이 졌다는 생각이 들 뿐.
      진짜 아프다고 치고, 아프게 된 게 원래 무릎도 안 좋은 선수가 당구다이 구장에서 좌익수로 고정 출장하다가 그렇게 된거라는 거 생각하면 자존심 싸움은 둘째치고라도 화가 나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
비밀글 (Serect)
댓글 달기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