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에 이대호가 없는 걸 보고도 어차피 기나쌩 강민호가 있으니까 강적이 하나 줄어든 것 뿐이야 하며 반신반의했는데요.

만약 2회말 제구가 잘 안되던 대진성이 가운데로 공을 밀어넣었을 때 상대 타자가 호세가 아니라 이대호였다면? 그리고 6회말 막 마운드에 올라온 손영민이 공략당하고 있을 때 박현승이 출루한 이후 상대 타자가 이대호였다면?

물론 호세는 정말 좋았어요.
다들 세월을 숨길 수는 없다고 해도 노려치는 스윙은 정말로 날카로웠습니다. 그렇지만 호세보다는 이대호였다면 분명히 둘 중에 하나 정도는 장타로 연결되었을 겁니다. 더욱이 이대호 뒤에 호세가 있었다면 연속타가 되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경기 흐름이 어떻게 될 지 예상하기 힘들었겠죠.
얼마전 마산에서 끝내기 홈런을 보고 느꼈던 강렬한 존재감...
진정한 4번타자의 존재감이 뭔지를, 이대호가 없는 경기에서 느끼네요.

경기의 흐름이 바뀌는 부분은 여러군데 있었겠지만 역시 3회초 선발 이상목 선수가 포크볼을 던지다가 그게 빠지며 폭투가 되어버린 부분에서 타이거즈가 승기를 잡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허구연 위원의 지적대로 포크볼의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주무기 하나를 잃어버린 상태라 기아 타자들은 볼배합을 그다지 많이 고민할 필요가 없어져버렸으니 말이에요.

개인적으론 2회초 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던 상황에서 발이 미끄러져 보크가 된 상황도 안타까웠습니다. 천재지변상 어쩔 수 없는 일인데도 보크가 주어지는 걸 보며 룰의 무서움을 느꼈는데, 그래도 중심을 잃지 않는 걸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요. 3회는 정말 뼈아팠지요.

재주리게스의 그라운드 홈런 때는 사실 홈런에 대한 기쁨보다는 발목이 살짝 접질리며 담장에 부딪친 김주찬 선수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ㅅ-;;;
참 좋으면서도 안타까운 그런 심정. 그런건 제 응원팀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 그랬고요. 심한 부상이 아니길 기원합니다. 야구판에 힘들게 돌아왔는데 건강하게 잘해나가야지요.
홈으로 파고 들어오는 재주리게스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참으로 어설펐던 기억.;;

그 뒤로는 집중력이 흐려지면서 대충대충 중계를 봤는데,
대진성이 비교적 일찍 내려가게 된 것은 날씨도 궂었고 아무래도 팀 사정이 어려워서 일요일 등판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으니 코칭스탭이 배려를 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2승도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라 나쁘지 않았고요.
영민이는 어쩌면 축구를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ㅅ-
애가 왜 이렇게 수비를 잘하는지;;; 그건 정말 빠지는 타구라고 봤는데 말이지요. 골키퍼 했으면 정말 거미손이라고 불리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ㅎㅎ
물론 꽤 점수 차이가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그 상황에 올라온 걸 보니 이젠 영민이가 승전조로 승진했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나승현은 자기의 것을 확실히 가지고 있던 녀석이라 오히려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고등학교 때 가지고 있던 걸 고수하면 발전은 없는데 가진 장점을 그대로 살린 상태에서 발전시키기는 나승현을 잘 이해하는 코치가 아니고서는 어렵지 않나 싶어요. 그렇다고 혼자 연구하기엔 나이가 좀 어리고, 프로는 전문적인 세계라서 승현이가 변해가는 속도보다 승현이가 간파당하는 속도가 빠르고 말이지요. 참 어렵습니다.

송승준의 경우, 갠적으로 이렇게 보는 건 두번째인데... 확실히 빨리 올린 것 같죠?
직구는 145까지도 나왔고 공이 딱히 나쁜 것 같진 않았는데 허위원은 종속을 지적했습니다. 몸이 덜 만들어지기도 했을 것이고 공이 나쁘진 않지만 투구를 영리하게 한다는 느낌은 아니었는데요. 볼배합 문제도 있겠지만 가진 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느낌에, 맞아나가면서 제구가 더욱 몰리는 느낌도 있었어요. 무엇보다 오랜 세월 외국에 있다가 돌아왔으니 타자들을 잘 모르는 눈치이기도 했지요. 강민호도 젊은 포수이고...

최대성은 올 시즌 처음 봤지만 정말 좋아진 걸 알겠는데,
왜 그런 상황에서 저런 럭셔리한 투수가 올라왔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위 타선이었고 그 모두에게 가혹한 투수였어요. -_-

오늘 경기를 보고난 느낌은... 이대호가 없을 때 빨리 두 경기 잡아나가야 겠다는 생각 뿐. -_-

아, 경환옹이 홈런 치고 나서 선수들과 손을 맞부딪히며 세레모니를 하며 덕아웃에 들어온 다음 경환옹보다 키가 큰 신군이 머리를 토닥여주는 건 진정 개그였습니다. -ㅅ- 그 뻔뻔한 아저씨를 어쩌면 좋은지 말이지요.;;;
2007/05/01 22:59 2007/05/01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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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lusai 2007/05/02 00:55

    잘봤습니다~
    기아는 어린이들 보는 맛으로 사네요...ㅎㅎ

    • 채니 2007/05/02 01:31

      ㅎㅎㅎ 진짜 요즘은 어린 선수들 보는 맛으로 보죠.
      최대성 던지는 걸 보고 문득 경쟁심리 끓어오르는 범석이도 재밌었습니다. 물론 제구가 안 되어서 같이 중계를 보던 아버지한테 욕을 먹긴 했지만;;; 140 중반대를 던지다가 갑자기 150을 넘기는건 확실히 의심스러웠죠? 호승심 강한 범석이도 보기 좋아요. 그치만 150 안 넘겨도 좋으니 다음엔 무리하지 말기를;;

  2. 비밀방문자 2007/05/02 01:33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채니 2007/05/02 01:53

      아니 언니 난 안 좋다고 한 적은 없다고. 봐야 알겠다고 했을 뿐.;;
      선수들 한숨 푹푹 쉬고 내려가는 것 굳이 안 봐도 공이 무지 좋은건 알겠대.
      범석이는 웃겼음. 최대성 등판 이전과 이후의 구속만 봐도. ㅎㅎ

  3. elusai 2007/05/02 09:30

    TV중계는 못봤지만, 응원방보면 대성이 등판해서 154까진가 찍자마자, 나오는 151패대기 볼..-_-)/

    진짜 만화캐릭터 같은 느낌이예요...ㅎㅎ

    • 채니 2007/05/02 11:09

      곰티비에서 vod 있는데 그거라도 보세요.
      정말 범석이는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재밌습니다. 제구 안되는 건 152까지도 나왔는데;;; 아마 코칭스탭한테 혼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ㅎㅎㅎ

  4. 민규君 2007/05/02 10:23

    김주찬선수 부상은 빨리 나았으면 합니다.
    근데 재주리게스 속도 느린건 알았지만 그게 홈 접전이 될 줄은(-_-)
    슬라이딩도 확실히 어설펐고;;
    p.s. 그거 좌우익수 백업이 느렸나요?

    • 채니 2007/05/02 11:14

      별 부상은 아니길 바라는데... 고질적으로 아픈 부위라는 얘기가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얼른 낫기를.
      아마 김주찬 선수 수비범위가 넓으니 간격을 벌린 채로 수비를 했던 것 같기도 한데 제가 보기에 좌우익수 백업은 별로 빠르진 않았어요. 그나마 정수근 선수 쪽이 빨리 들어와서 공을 처리하긴 했지만 늦어있었지요.
      재주리게스는 잡힐줄 알고 1루까지는 대충 달린 것도 컸습니다. -_-;;;

  5. 비밀방문자 2008/07/21 14:38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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