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준이는 아이돌 :D

이야기/가벼움 | 2007/04/01 18:36 | 채니

광주동성고를 관심있게 보시는 분은 아실테지만 윤명준이라는 귀여운 투수가 하나 있지요. 귀엽다는 말 들으면 본인은 싫으려나.;
재작년 대통령배 결승에서 기주가 허리를 부여잡고 물러난 이후 현종이에 이어 등판한 강심장 1학년 투수였답니다. 신입생답지 않게 참 의연하게 잘 던져서 저건 앞으로의 에이스감이라고 흐뭇하게 봤는데요. (지금은 3학년)
지금은 닥치고 현종빠라 보기만 해도 부끄럽습니다만 그거 관련으로 우리 막내보다 낫다고 글 써놓은 게 여기 어딘가에 남아있기도 하죠. 사람 마음이라는 게 원래 간사하잖아요. ㅎㅎㅎ;;;;

기대되는 유망주이긴 한데 키가 작고 작년에 조금 안 좋았던 관계로 1차지명 예상자 명단에서도 빼놓으면서도 이래저래 맘이 안 좋았던 게 엊그제.
오늘 올해 들어 처음으로 광주동성고를 보고 왔는데 이제 좀 명준이가 살아나려나 봅니다.

관전기는 내일까지 보고 3일치를 몰아서 짧게 쓸 예정이므로 생략하고.

어제 경기를 지고 오늘은 진흥고가 투지를 불사르면서 나왔거든요.
광주동성고는 애초에 타겟을 일고 쪽으로 잡고 있었던터라 슬슬 상대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가 낭패를 볼 뻔 했죠. 사실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진흥고가 훨씬 경기 내용도 좋았고 마운드도 안정적이라 광주동성고는 변변하게 안타도 치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지는 분위기였는데요.

3점을 쪼르륵 내준 상태에서 윤명준 등판.
확실히 작년보다는 공을 놓는 지점이 좋아졌는지 제구도 낮아지고 좋아보이더라구요. 자기 자신도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알아서 자신감이 있었던 모양이고요.
타선이 그대로 눌려있다가 어떻게 어떻게 간신히 한 점을 뽑았습니다.

불펜에서 어슬렁거리던 명준이는 삐쳐서 궁시렁궁시렁.

"점수를 안 줬으면 1 : 0이었을 거 아냐~ 아~"

지정석은 쪽팔려서 못 가고 1루 쪽에 앉아있다가 그 소리 듣고 숨 넘어갈 듯이 끅끅거렸습니다.;;; 상황이 상황이라 차마 크게 소리내어 웃지도 못하고;; 그냥 저 삐돌이 어쩌면 좋냐고 모님과 소근대며 괴로워했지요.
역시 자신감 빼면 시체라^^; 내일 일고와의 경기까지 쭉 이겨서 동대문으로 갈 생각이었나봐요.

그런데 경기가 후반으로 갈수록 뭔가 이상한 일이 많이 벌어지더니, 우여곡절 끝에(타격으로 투수를 무너뜨린 건 아니고;) 광주동성고가 두 점을 더 뽑아내어서 동점이 되었습니다.

이 녀석이 급방끗하는 게 눈으로도 보이더군요.
막 활개치고 다니는 게 발걸음도 가볍고 신나 보이더니;;; 다가오는 공격 차례를 보고 열심히 배트를 돌리며 타격 연습 중인 후배(라인업에 있었던 녀석입니다^^)에게 어깨를 두드려 주며 "결승이라고 생각하고 해" 하고 조언을 하질 않나. ㅎㅎㅎ 좋아서 어쩔줄 모르며 가만히 있질 못하더라구요.

그리고 문제의 후배는 명준이의 조언(?)에 힘입어 볼넷으로 출루.;;
또 어찌어찌 한 점을 더 뽑아 역전을 하니, 친구들을 격려를 하기 위해 덕아웃에서 터져나온 응원.

"명준이 형을 도와주자~"

이거 들으니 선수들이야 듣건말건 대놓고 안 웃으면 진짜 숨 넘어가겠더군요. ㅎㅎㅎㅎㅎㅎ
초롱초롱한 테디베어 인형 같던 그 녀석이 얼굴도 덩치도 변한 것도 별로 없는데 벌써 3학년이라 형 소리 듣는구나 싶은 노인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도 있고요. ^^;;;

결국 모두가 '명준이 형'과 함께 흐름을 탔는지 이후 넉 점을 더 뽑아서 대승을 거두었다는 얘기.
신이 난 명준이는 안 그래도 좋았던 구위에 갈수록 피칭 내용까지 좋아졌다는 그런 얘기.

이것으로 기아 타이거즈의 1차지명 판도가 좀 바뀌려나요?


참,
오늘의 시범 경기는 상당히 일찌감치 취소되었던 것 같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기아 타이거즈 1군 선수들이 모조리 등장해서 훈련을 하더군요. 수원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관중석 출입구도 일찌감치 닫으며 관중들을 내보내는 눈치였던 데다가 쪽팔려서 고민고민 하다가 더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황사가 심해서 다들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하는 것만 보고 나왔습니다.

2007/04/01 18:36 2007/04/0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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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독사 2007/04/01 21:09

    그것도 모르고 수원구장 찾아가서.. 문닫은 구장만 구경하다가 왔습니다.. 어떤 아저씨는 그래도 문은 열어야하는거 아니냐고 소리지르고 댕기고... 참.. 안할거면 미리 말해주지.. 2시간이나 넘게 걸려야 가는데라서.. 가고 난다음에 알았더니.. 쩝.. 결국 올해 시범경기는 단 한경기도 보지 못했습니다..

    • 채니 2007/04/02 21:08

      정말 예고나 빨리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일찍 취소한다고 욕 먹는게 두려운 모양인데, 먼 발치에서 찾아가다가 맘고생하는 사람들 마음도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황사주의보가 내렸고 그날 바깥에 나가 있던 사람들은 다 기관지가 안 좋아서 고생했는데 일찍 취소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ㅅ-;
      에효. 고생하셨습니다. -_ㅠ

  2. 마크♡ 2007/04/01 23:19

    "점수를 안 줬으면 1 : 0이었을 거 아냐~ 아~"→아, 너무 귀여운데요 ㅎㅎ

    • 채니 2007/04/02 21:16

      그 뒤에 '결승이라고 생각하고 해'까지 합치면 더더욱 귀엽지요. ㅎㅎㅎ
      안 그래도 눈도 크고 동글동글 귀여운 녀석이라; 현장에서 얼굴 보고 그런 말 들으면 숨 넘어갑니다. ㅎㅎ

  3. 잿빛하늘 2007/04/02 09:34

    상당히 깜찍한 아이군요 ㅋㅋㅋ 앞으로 관심있게 지켜보겠습니다 ㅎㅎㅎ

    • 채니 2007/04/02 21:16

      당연히 눈화들에게 관심있게 지켜봐달라는 애교의 글이지요. ㅎㅎㅎ
      네, 무척 귀여운 선수입니다. 가끔 방송을 타게 된다면 지켜봐주세요. >_<

  4. 호신*현종♬ 2007/04/02 14:15

    어제 황사때문에 목이 아픕니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확 늘어난;; ㄷㄷㄷ

    그나저나 명준이 너무 귀엽습니다 ㅋㅋㅋ
    투덜투덜~~~ㅋ 근데 이걸 못 들어서 너무 아쉬운 ㅠ_ㅜ

    • 채니 2007/04/02 21:40

      저도요. 당일엔 몰랐는데 하루 지나고나니 목이 칼칼한 것이 장난이 아닙니다. -_ㅠ 목에 좋다는 오미자차 끓이는 중이에요.

      확실히 투덜대는 거 직접 들으면 더 귀엽습니다만;; 3루로 이동하실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으니.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돌아다니는 모습은 보셨길 바라요. ^^

  5. 철민현곤 2007/07/17 14:03

    아, 이글 봤던 기억이 생생한데 여지껏 경훈이가 그랬다고 알고 있었어. 명준이 귀엽기까지 하다니... :)

    • 채니 2007/07/17 19:28

      경훈이도 물론 귀엽죠. ㅎㅎ 그치만 온라인에서 더욱 귀여운거고, 오프에선 명준이의 활약도 귀엽습니다. 요즘은 맨날 안타까워하는 모습만 보게되는데 이날같은 명준이를 다시 보고 싶어요.

    • 비밀방문자 2007/07/1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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