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핸드폰 들고 맞고를 치고 있던-_-;;; 저는 돌연 모님의 문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내일 남해 갑시다. 몸만 와요.'
안 그래도 정말 미칠듯이 심심했습니다.
마침 엊그제 남해군수기 야구대회라는 이름으로 남해로 전지훈련 간 학교들의 윈터리그가 시작되었죠. 야구가 고팠어요. 그래서 문자에 가볍게 낚였습니다.;

바닷바람이 차가우니 따뜻하게 입고 오라셔서 이것저것 껴입고 무릎담요 챙겨들고 터미널 앞에서 모여, 박준완님 차를 얻어타고 남해로 GO!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메인 구장에 붙어있던 대진표 (남해 갔다왔다는 인증샷;)

27일 벌어진 네 경기를 모두 보긴 봤는데, 저 위의 대진표 봐도 아시겠지만 네 경기 다 봤다는 것이 의미하는 건 '경기를 봤다'가 아니라 '선수들이 야구를 하는 걸 봤다'죠. 그러므로 이 글은 경기 내용을 상세하게 기록하는 관전기는 아닙니다. -_-;

성남고   3   ;   0   안산공고
공주고   1   ;   2   마산고
포철공고   0   ;   3   화순고
덕수정보   2   ;   9   진흥고    콜드게임

일단 남해군청에 올라왔다는 경기 결과를 긁어다 붙여놓고.

전년에 비해서 전력이 상승한 성남고(성남고의 전력 상승의 결정적 요인도 동대문 노가리 멤버분들은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D)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잃어버린 안산공고의 경기는 애초에 승패는 결정된 것이었습니다.
모든 면에서 성남고가 우위였으나 의외로 골(-_-) 결정력이 그에 미치지 못해서 힘들게 이겼네요.
미적거리는 저 때문에 늦게 도착해서; 선취점은 어떻게 뽑았는지 못 보았으나 남은 두 점은 테이블 세터였던 박찬 선수의 재기 넘치는 기습 번트 안타와 착실한 번트(그러나 이 역시 안산공고 내야 움직임이 좋지 않아 거의 안타성이었던;), 그리고 적시 장타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깔끔하게 뽑아내었습니다. 남해에 있는 세 구장 중 전광판이 그나마 제대로 갖춰진 구장이 메인 구장뿐인데, 메인 구장 전광판 관리하시는 분이 워낙 버벅이시는 바람에 적시타를 누가 쳤는지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우익수 키를 넘겼던 큼지막한 장타의 주인공은 오선진, 송만수 두 선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두 점 차로 벌린 이후 쐐기를 박는 나머지 한 점도 호쾌한 장타였지요. 다만 그 선수가 3루까지 괜히 뛰다가 비명횡사를;;;

경기장에 막 들어섰을 때 성남고가 안산공고 투수진의 제구력 문제로 볼넷도 수두룩하게 얻어내고 상대의 실책까지 엮어냈으면서도 한 점밖에 못 얻은 것에 실망을 했는데, 두 점을 더 뽑아냈을 때의 모습은 상당히 폭발력이 있어보였습니다.

안산공고는 선발이었으리라 짐작되는(경기 초반 못 봤습니다-_-) 이한별 선수도 제구가 별로였던 것 같지만 바뀐 투수가 제구력이 더 안 좋은 등, 어려운 경기를 이끌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워낙 타격도 안 좋았고 수비력도 딱히...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성남고 부분에도 썼지만 번트 안타 두 개를 연달아 허용할 뻔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다만 경기 흐름이 기울어진 이후 에이스일 것으로 짐작되는 3학년 최헌수 선수가 나왔는데 비교적 깔끔한 제구력에 좋은 구위를 보여서,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김광현의 공백 이후에도 팀이 최악의 수준까진 가지 않겠구나 싶은 생각은 들었습니다.

일단, 밑에 써놓은 글에 대한 책임은 어느정도 져야겠지요.
손우곤님이 성남고 진야곱 선수를 올해 최고의 좌완으로 꼽으셨습니다만 저도 어느 정도 동조를 했으니.
잘 던지던 김태진 선수가 물러나고 진야곱 선수가 마지막에 실전 피칭으로 구위를 점검했습니다.
이 경기에서 가장 구위가 좋았죠. 햇빛은 봄볕처럼 내리쬐었어도 바닷바람이 간혹 불어오던 날씨라, 구속이 들은만큼 많이 올라오지는 않았습니다만 원래 강속구가 매력포인트였던 선수는 아니었으니까. ^^; 겨울인데도 공의 무브먼트가 꽤 좋았고 제구력도 그만하면 완벽. 무엇보다도 제구가 좋으니 피칭 내용이 깔끔했습니다. 한 타자에게 던진 공의 갯수는 3~4개 정도였으니까, 지능적이고 효율적인 피칭이었지요.
이렇게 진야곱 선수가 건재하고 타선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고 있으니 올시즌 성남고가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요. 이희수 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난듯 보이는 것도 전력에 영향이 있으려나 싶네요.

같은 돈을 내고 똑같이 주문을 해도 동네분들->선수단(단체 손님)->저같은 외지인들 순으로 나오는 반찬이 다운그레이드 되던 스포츠파크 앞 모 식당을 외면하고 다른 데서 식사를 마친 후, 거의 동시에 벌어지는 세 경기 중 어느 경기를 보러갈까 고민을 하다가 진흥과 덕수를 외면하지 못하고 천연잔디구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덕수가 2군 체제로 경기를 운영할 줄은. -_-+
주장이자 주전 포수인 최재훈 선수 말고는 거의 완벽한 테스트 멤버더군요. -_ㅠ 천연잔디구장엔 전광판이 아예 없어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작년 레귤러급인 전동수, 고하늘 선수가 안 나왔을 거에요. 에이스일 성영훈 선수는 끝까지 나오지 않았구요. 덕수가 선수 많은건 알지만 제발 팬 서비스를 생각해줘. ㅠㅠ (팬은 저희 일행 네 명이 전부였습니다. ㅎㅎ)
경기장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진흥이 5  : 2로 앞서나가고 있었고 덕수 투수는 꾸역꾸역 주자를 모으고 있었습니다. 진흥 학부모님들은 신나서 타자일순하자! 고 좋아하고 계셨고 실제로 금방 두 점을 더 뽑아냈습니다.
분위기가 좋아서 모 학부모님으로부터 소량 찍어 관계자만 나눠 가진 걸로 보이는 팜플렛도 한 권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건 팜플렛 수집이 취미라고 우겨서 제가 가졌답니다.;;;; 솔직히 취미인 건 맞지만 민폐임;

물론 큰 점수 차이로 이기고는 있지만 하는 거 봐선 진흥도 전력을 조금 숨기는 듯한 느낌. -_-
이쪽은 덕수보다는 아는 선수가 많이 눈에 띄긴 했지만 대체로 경기 하는 모양새가 느슨하더군요. 그냥 겨울이라 몸이 안 풀렸다고 보기에도 뭔가 허전했어요.
그래도 짚어보자면 투수진이 텅비는 느낌이 들만한 건 예견할만한 일이었으므로 아무래도 올해의 진흥은 창의 팀으로 가닥을 잡는 편이 나을 듯 합니다. 수술 이후 유급하고 잠시 실전에 투입되었던 좌완 임요한 선수가 가동될 날씨가 아니었으므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공이 빠른 투수가 많지 않고 딱히 기교파인 투수도 없으니 역시 화력에 집중할 수밖에 없겠죠.
타력에 있어서만큼은 올해 랭킹에 손꼽히는(물론 투수로 등록되어 있고 투수도 겸임하기는 합니다만) 나성범 선수는 건재하며 모든 선수가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으므로 화력에 집중하는 게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그 외 쏠쏠한 타격의 정은표, 기복은 좀 있지만 테이블 세터의 역할에도 잘 어울리는 박상현 선수가 힘이 되어주겠죠.
문제는 아무리 박상현 선수가 유격수로 중심을 잡아주더라도 내야 수비의 불안은 심하다는 점입니다. 2루수 정은표 선수의 송구불안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3루수로 들어온 설재훈 선수는 음... 3루 강습성 타구를 두 손을 들며 피하던;; 성균관대 모창민 선수가 생각나던 수비력이었습니다. 불쌍한 상현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랍니다.

한참 지리하게 보다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캠프 인조잔디구장에서 화순고와 포철공고 경기를 보고 돌아왔는데, 덕수 투수가 장작을 쌓다 못해 끝내기 폭투까지 허용하면서 콜드게임 승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덕수 최재훈 선수도 알아주는 견실한 포수지만 절대 잡을 수 없는 공이었죠. -_-; 학부모님들의 끝내버려! 응원을 들으며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초구가 폭투로 날아와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리둥절해하던 나성범 선수의 얼굴이 떠오르는군요. ㅎㅎ

덕수의 경우 전력의 핵심들이 거의 나오지 않았으므로 이 경기만으로 올 시즌의 모습을 짐작하긴 어려운 일이지만 어쨌거나 인천고 정도의 최강 화력팀일 것입니다. 원래도 전동수 선수 혼자 폭발하던 타선이 아니었고 현재도 그러합니다. 앞으로 2학년인 선수 중에 누군가 갑자기 치고 나온다고 해도 하등 이상할 것은 없지요. (이 팀은 늘 그랬습니다-_-)
다만 준수한 편은 아니던 작년의 투수력에 비해서도 떨어진다는 게 문제겠네요. 성영훈 선수 외엔 대체로 실전에 투입될만한 2~3학년 투수는 거의 기용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로는 최종인 선수의 공백을 메우기가 힘들 듯 합니다. 딸리는 투수력을 막강 화력으로 메꾸는 것이 팀 컬러이니 올해에도 그대로 가겠지요. 2군이나 여유롭게 가동할만큼 이 팀은 여전한 강팀입니다.

천연잔디구장은 처음 들어가보는데 전광판 없는건 그렇다쳐도 덕아웃이 없었습니다.; 감독님 이하 코칭스탭 정도만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은 있었지만 거기가 아이들이 앉아있을만큼 넓은 곳은 아니라 한쪽에 죽 늘어서서 발 동동 구르고 있는게 측은해졌어요. 천연잔디구장이 메인 구장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햇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그곳과는 달리 그늘이라 춥기도 더 춥고.
그래도 천연잔디가 깔려있는 게 경기하긴 편했을 거에요. 프로야구 구장도 천연잔디 아닌 곳이 얼마나 많은데요.;

참, 정영일이 동생을 보러 와있더군요.
한때 막 쪘었는데 최근 열심히 개인훈련 하고 있는지 살은 좀 빠진듯한 눈치.

쓸데없이 길어지니;; (글좀 짧게 쓰고 싶어요. ; ㅅ;) 포스팅은 일단 둘로 나눕니다.


2007/01/28 17:37 2007/01/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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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7/01/28 20:19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채니 2007/01/28 19:56

      맞고치기 직전에 토익 LC 반복해서 듣고 있었습니다. -_ㅠ 솔직히 듣기하고 있다보면 지겨워서.;; (영어는 정말 싫어요;)
      그리고 군산에서 보자고 말씀하시면서 그러시면 서운합니다. ㅠㅠㅠ


      이미 전 더 떨어질 이미지도 없지 말입니다. -_ㅠ

  2. 잿빛하늘 2007/01/29 12:27

    어라 채니님도 토익치시나요?^^ 저도 이번에 1년 반만에 토익 봅니다.(개인적인 사정으로 공부는 2주밖에 못할거 같지만;; 그 2주도 제대로 공부할지는 의문입니다만;

    추운데 남해의 바닷바람 쐬고 오셔서 감기 걸리지 않으셨을까 염려됩니다 ㅠ.ㅠ(주말에 무지 추워서리)

    • 채니 2007/01/31 13:01

      이번에 보는건 아니구요. LC 감이 떨어질대로 떨어져있어서 가끔 듣고 있어요.
      잿빛님 공부 열심히 하시고 시험 잘 보세요. ^^

      그때 남해는 워낙 따뜻해서 감기는 안 걸렸는데 요즘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조금씩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감기약 하나 먹으려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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