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에서 이용찬과 임태훈 이야기가 올라온 적이 있지요.
그 때 뭔가 쓰려다가 엄청 짧은 코멘트 외엔 나오지 않길래 그냥 넘어갔는데 모 님의 코멘트를 보고나니 생각나서 살을 붙여봅니다.

계약금은 둘다 4억 얼마를 받았지만(이용찬 4억 5천, 임태훈 4억 2천) 단순 액수 뿐만 아니라 계약 내용의 질적인 측면에서 봐도 두산은 이용찬에게 더욱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구단뿐만 아니라 좀 야구를 본 사람들도 거의 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용찬은 실전 경험이 좀 모자란 감은 있지만 성실한 선수인데다가 구질이 워낙 좋았고, 임태훈이 좋은 선수지만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건 실력 외에 방송과 한기주 효과를 등에 업은 감이 없지않아 있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이용찬은 공히 서울권 최고 투수로 인정을 받았지만 임태훈은 잘하는 걸 알면서도 왠지 순위를 섣불리 논하기 저어되는 투수였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용찬은 뭔지 모를 이유로 아파서 전전긍긍하는데, 임태훈은 좋은 재목이라며 감독님으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답니다.

신인 일은 역시 봐도봐도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또 들고 있습니다. -_-;
어느 정도 이번 사태(?)를 예견하게 해줄만한 조짐이 있었다면 역시 혹사인데.
(평소엔 누구누구라고 띡띡 부르다가 성까지 붙여주기 귀찮아짐. 여기서부터는 윗집 동생 부르듯이 호칭 나갑니다.)
'애들은 혹사 당하면 아파'라는 일반론과는 달리 혹사를 당해봐야 알 수 있는 것도 있다는 구태의연한 얘기입니다.;;;

용찬이는 할머니의 설탕 단지 수준으로 사랑받았고 태훈이는 궂은 일 마다않는 당쇠였죠.

장충은 약체였습니다.
작년에 우승을 두 번이나 했고 봉황기 1회전에서 광주동성 상대로 '이 대회까지 신경 안 써도 대학은 다 알아서 잘 갈테니까'하고 2학년 투수들만 테스트하러 내보내는 강자의 여유를 보인 것은 잊으시는 게 좋습니다. 작년 이전엔 서울권 학교 순위를 매길 때 뒤에서 세는 게 더 빨랐습니다.
제가 야구 본 지는 얼마 안됐지만 용찬이의 기량이 두드러지고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그다지 이른 시기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감독님이 그 감독님입니다. 즉, 애초에 에이스만의 호사-_-;라고도 할 수 있는 혹사는 용찬이와는 삼백만 광년은 거리가 멀었습니다.

병효씨-_-의 역량과는 별개로 서울고는 최근 강호로 평가받았습니다.
선수들의 강력함과 병효씨의 '친절함'이 맞물려 좋은 성적이 나올래야 나올 수가 없었지만 어쨌든 작년은 확실히 강호, 그 이전 해에도 전력 자체는 괜찮았습니다.
아마 야구에서는 학교의 전력이 괜찮다는 건 뛰어야 할 경기 수가 늘어난다는 것을 뜻합니다.
야구특기생(이걸 뭐라고 하더라; 암튼 일반적인 야구하는 학생과는 좀 다른 위치) 태훈이의 선배/동기들 대학을 잘 보내기 위한 등판 역시 작년 한 해에 국한된 게 아니었습니다. 서울시 예선;을 제대로 본 적이 없으나 작년 한 해는 오히려 그 이전보다 별 것이 아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구특기생이 아무나 되는게 아니니까요. 야구특기생이라 오히려 전가의 보도였던 것도 있고요.

그런데 어딘가 고장나도 진작에 났을 태훈이는 안 아프고 애먼 용찬이가 아픕니다. -_-

전반기를 날려먹을지도 모른다는 기사가 오버일 수도 있고 아직 시즌도 시작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도 애들이라 그 이후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건 있습니다.
그렇지만 프로야구에서는 혹사 기미만 보여도 입에 거품 물고 괴로워하는 저도 이런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보니 아마야구에서의 혹사에는 관대해지는군요. (극단적인 사례 중엔 어깨 하나만큼은 싱싱했을 신창호도 있죠. 진짜 잘할 줄 알았더만. 게다가 이 녀석은 단기간의 집중적인 혹사도 견뎌내며 책임감도 보여줬는데. -_-) 진짜 투수들은 조금씩은 굴려보고 한 경기 한 경기를 책임지게 해봐야 프로에서 통할지 가능성을 알게 된다는 거랄까.

그렇다고 모든 아마야구 감독님이 병효씨 급으로 친절해야 한다는 건 아니고요. -_- 태훈이가 강골이라서 버틴거지요;
많이 뛰어본 경험과 그걸 견뎌낼 노하우가 있어야 프로야구에서 시즌 전체를 건강하게 버틸 수 있는 기초가 생기겠죠. 도대체 어느 정도가 적당한 혹사인지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암튼, 올해 태훈이가 옵션을 많이 달성할 수 있길 빌고.
왜 아픈지는 모르겠지만 용찬이도 얼른 나아서 팬들 앞에서 모자를 흔들고 인사할 수 있는 위치가 되기를.


* 아마야구 보려면 골상-_-에도 일가견이 있어야 할지도 라는 생각도 슬몃. ㅎㅎ

2007/01/10 11:53 2007/01/10 11:53
TAG

트랙백을 보내세요

트랙백 주소 :: http://nemobandt.com/yagu/trackback/414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민규君 2007/01/10 12:38

    골상(-_-)의 압박이 ㅎㅎ
    근데 현대 야구에서 혹사계의 거성은 일본에 있더군요(...)
    곤도 히로시라고 주니치에서 뛰었던 투수인데 입단 첫해인 1961년에 69경기(선발 44경기) 35승 19패 429 1/3이닝(-_-) 310K 방어율 1.70
    (트리플크라운+신인왕+사와무라상+베스트나인)
    다음해인 1962년에 61경기(선발 39경기) 30승 17패 362 1/3이닝(...) 212K
    방어율 2.33(다승왕)
    통산성적이 210시합 82승 60패 667K 1136이닝인데 첫 2년간
    통산성적의 61.9%에 해당하는 등판경기수, 79.2%에 해당하는 승리, 60%에 해당하는
    패전, 78.2%에 해당하는 탈삼진, 69.7%의 투구이닝을 기록했습니다 ㄷㄷㄷ
    참고로 3년차부터는 급하락(2년간 저리 던지고 이상 안생기는건 어부님도 불가능할듯-_-)

    • 채니 2007/01/10 12:48

      골상-_-은 용찬이 몸매에서 나온 얘기에요.
      용찬이가 어깨가 좀 좁아서 투수를 할 수 있는 강견은 아니라는 우려가 있었거든요. ㅎㅎ

      올려주신 기록만 봐도 ㄷㄷㄷ.
      근데 곤도 히로시 정도의 급은 아니지만 구선생님도 상식 밖의 혹사를 당하시고도 멀쩡하시잖아염. 구선생님도 혹사의 산 증인이시건만 도대체 나이가 몇 갠데 지금도 그 구위가 나온데염. ㄷㄷㄷ

  2. 잿빛하늘 2007/01/10 13:49

    한마디로...조낸 쳐굴려도-_- 버티는 놈 있는반면, 관리 다른투수들에 비해 좀 해줘도 드러눕는 사람 있습니다. 사람 몸의 차이죠.

    물론 저렇게 예외케이스인 사람들, 가령 구선생님(구선생님은 진짜...딴사람들 같으면 이미 선수생명 끝났지 싶은데-_-) 같은 경우 있다고 해서 '그래 막굴려도 되는구나~~'는 반대구요. 사람 몸에 따라 다른데 그걸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문제라고 봅니다(뭐 약체팀 에이스는 언제나 혹사죠. 우리 광현이 ㅠㅠ)

    아니 근데 귀하게 던진(...)용찬군은 드러눕고 혹사당한 태훈군이 팔팔하다니; 이것도 야구 몰라요~ 인지 -_-;;


    생각해보니 이번에 레삭가는 마츠자카도 나름 혹사의 달인이군요. 정말 무식하게 쳐던지는 인간 중 하나였는데...아직까지 멀쩡한거보면;;;

    • 채니 2007/01/10 20:28

      사람 몸의 차이가 있는데, 그걸 아는 방법이 굴려보는 수밖에 없다는 것도 문제죠. -_-;; 아무리 과학적으로 정밀하게 검사해봐도 안 나오는게 있거든요. 그래서 혹사는 점점 필요악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위에도 썼지만 어느 정도가 필요한 혹사인지가 가늠이 안될 뿐;)

      광현이는 물론 혹사라면 혹사입니다만 예전의 심각한 혹사 시절처럼 전국대회 5승 투수라거나 그런건 아니잖아요? ^^;
      몇번 봤지만 김광현의 혹사는 절대로 우려하실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걔는 워낙 영리해서 혹사를 지 머리로 조정할 줄 알더군요. 그런거 절대로 못하는 외골수 바보(-_-)들이 좀 있는데 광현이는 똑똑한 녀석이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ㅁ^

      용찬이도 나름대로 완투도 하고 했지만 그 정도라면 정말 사랑받은건데 막 굴림당한 태훈이는 멀쩡하다니 진짜 사람 일은 모를 일이죠. -_-;

      마쓰자카는 이미 인간을 넘어선 구선생님 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ㅎㅎ

  3. 박준완 2007/01/10 17:05

    이용찬이 부상인가요?
    연초부터 귀차니즘이 생겨서 걍 빈둥거리고 있었더니 소식도 잘 모르고 사네요.
    며칠전에 현종이가 한기주 사인볼을 주더군요.
    현종이것도 같이 부탁했는데 정작 본인것은 쏙 빼고 선배 한기주 사인볼만 주더군요.
    물론 광주의 고군이 양군에게 상당한 압박을 넣은 결과지만요...^^

    용찬이든 태훈이든 프로에서 건강한 모습을 보기를 바랬는데...
    암튼 두 선수 모두 화이팅입니다!!!

    • 채니 2007/01/10 20:32

      저 역시 기사 검색 절대 안하고 빈둥거리고 있습니다만 부지런한 모님이 주변에 계시다보니 아마 관련으로 기사 접하긴 수월합니다. ㅎㅎ

      바보같은 현종이로군요.
      자기 싸인볼도 귀해질 수 있다고 꼭 전해주세요. > _< 불출 수준인 저 말고도 누님들이 지켜보고 있어! 라구요. ㅎㅎㅎ
      (누님들이 우리 막둥이를 안 이뻐하면 누굴 이뻐하겠어요. ㅎㅎ)

      저도 용찬이, 태훈이 모두 좋아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잘 던지는 모습만 보고 싶습니다. 얼른 용찬이가 건강을 회복 하길 빌어요. ^^

  4. 보리 2007/01/14 00:14

    헛~ 이런 글이 올라왔었군요 ^^;
    태훈이 혹사야 2학년 때 다 당했고..(누구보다 채니님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정말 이때는 한 경기 한경기 눈물날 지경이었죠. 마운드에 오르락 내리락...) 정작 3학년 땐 던질래야 던질 기회가 없어서-0-; 1년동안 몸 추스른 셈이 됐네요. 전화위복이라고 그게 지금 좋은 상황으로 이어진 것 같은데 역시 또 앞날은 지켜봐야겠지요~ 이 녀석도 타고난 강골은 아니어서 2학년 땐 병원도 왔다 갔다하고 걱정 시키더니 3학년 땐 별탈없이 마쳐서 감사했답니다 ^^;
    (1학년땐 3학년에 좋은 선배들-故임효상 선수나 이보근, 신한빛-도 많고 아직은 방망이가 쓸만했던지라 거의 타자만 했던 걸로 알고, 중학교 땐 유영준 감독님 배려로 역시 거의 타자만 했다네요.)
    용찬이는 그 튼실한 허벅지에 속아서 장사형이라고 생각했건만.. 용찬이 역시 마인드가 좋은 선수니 금방 털고 일어나리라 믿음이 가요.

    • 채니 2007/01/25 11:58

      우웃, 이런 댓글이 있었군요. -_ㅠ
      코멘트 목록에서 올라온 걸 못 봐서 뒤늦게 답글 달게되어 죄송합니다.
      강골이라고 속편하게 생각했는데 고생했던만큼 아프기도 많이 아팠네요. 3학년때 던질 기회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아예 없었을 것 같진 않고;;; 역시 정신력으로 잘 극복해낸 거겠죠. ^^
      들어올 땐 존재감이 약했지만 요즘 곰팬들 사이에서도 사랑 많이 받고 있어서 정말 기쁘시겠어요. ^-^

      용찬이도 허벅지만 보면 장사형인데 어깨가;;;
      말씀대로 얼른 털고 일어나겠죠. 그럴거라고 믿습니다. ^^

  5. 비밀방문자 2007/01/14 00:19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채니 2007/01/25 12:00

      으음... -_-;;;
      또 그런 사연이 있네요. 정말 용찬이답지 않지만 안 믿을 수도 없는게 그 애라고 아주 무던한 타입은 아닐테니; 신경이 많이 쓰였을 거 같아요.
      말씀을 듣고보니 정말 그렇군요. ^^ 재밌는 인연이라 정말 신나게 웃었습니다. ㅎㅎㅎ

  6. ㅡㅡ 2008/04/26 17:18

    용찬이가 더 잘될것임!

    • 채니 2008/04/27 02:18

      처음 뵙겠습니다. ^^
      누가 더 잘되고 덜 잘되고 할 것 없이 둘다 잘 되어야죠. ^ㅁ^ 저는 나름대로 애착을 갖고 지켜보던 선수들이라 둘다 잘되었으면 합니다.

[로그인][오픈아이디란?]
비밀글 (Serect)
댓글 달기 (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