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빈 선수 이야기 외엔 없습니다. 강두형 선수, 유휘봉 선수, 정효진 선수 외 나머지 선수들. 잘 해줬지만 미안합니다.
아야사 4강 맞추기 이벤트에 장난 삼아 화순고를 쓰긴 했지만 사실 진짜 화순고가 4강 갈거라고 생각해서 쓴 건 아니었어요. 나름대로 당첨되면 곤란한 상황이기도 했고, 소신대로 찍은건 충암고 하나였을 뿐(소신대로 찍은 팀만 떨어졌지만;) 나머지는 다 좋아하는 팀 멋대로 써냈죠. 다들 우승권이라고 하던 진흥고도 과감히 뺐어요.
근데 진짜 화순고가 4강에 가버렸네요. -_- 꿈☆은 이루어진다?
화순고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화순고가 딱히 짜임새가 좋은 팀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누구도 연습 시설 하나, 지원 하나 변변치 않은 팀으로는 오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주류에서 밀려난 선수들 중에 어떤 사정이 있어도 야구를 하고 싶어하는 선수들만 오는 학교죠. (아니면 야구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거나...)
김선빈 선수도 키가 작아서 실력이 있어도 다른 야구 명문고에 가지 못하고 화순고에 입학했을 겁니다.
작년에도 1학년생 주전 유격수로 팀의 주축이었던 이 선수는, 에이스인 신해수 선수의 졸업 이후 에이스의 역할까지 떠맡았습니다. 심지어 팀에 4번 타자감이 없어서 4번마저 칩니다. 키 167cm(그마저도 신발 신고 잰 키인듯한)의 작은 선수의 어깨에는 정말 무거운 짐이 가득 얹혀 있었습니다.
내야 펑고를 맘놓고 받을 수 있길 하나, 투수에만 전념할 수 있길 하나. 맘놓고 배트만 휘두를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남들과 같은 연습량이 아니었을 거예요.
두 배로 연습해도 절대로 부족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대통령배 내내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는 김선빈 선수를 보면서, 연습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4번 타자로 들어서면서 견제를 받고 있는 것도 있겠지만 작년에도 중요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안타 치고 도루를 해대던 선수였으니까요.
그리고 고대하던 첫 안타는, 김선빈 선수도 슬슬 체력이 부치는구나 싶었던 8회말 2사 1, 3루의 찬스에서 터졌습니다.
당시 선두타자인 유휘봉 선수가 3루타를 치면서 무사 3루의 찬스를 만들었지만, 경동고 이경우 선수의 호투에 말려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고재대 선수는 휘두르다가 삼진을 당했고, 김만희 선수는 사인을 잘못 읽고 스퀴즈를 시도하다가 실패했죠. 강두형 선수가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나갔지만 아마 이경우 선수는 김선빈 선수가 무안타인 것을 알고 있었으리라고 생각해요. 경동고 입장에서는 무리할 필요가 없었던 거죠.
참 김선빈 선수도 대단한 선수인 것이, 중요할 때 해낸다는 것입니다.
경기의 흐름을 읽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이전까지는 이경우 선수의 변화구에 그렇게 말렸으면서, 중요한 시점이 되자 가운데로 몰린 변화구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경기를 화순고 쪽으로 기울게 만드는 중요한 안타였지요.
1회말의 3연속 도루도 대단했습니다.
김선빈 선수는 발도 빠르지만 원래 평범한 땅볼에 루를 하나 더 가는 정도도 아무렇지 않게 가능한 주루 센스가 있는 선수입니다. 볼넷으로 걸어나가 2루를 훔치고, 3루를 훔치고, 더블 스틸로 홈까지 파고 들었습니다. 경동고 포수인 김경근 선수도 꽤 괜찮은 포수였다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막지를 못했습니다. 안타 하나 없이 점수를 내는 발야구. 저도 타이거즈 팬이라서 정말 좋아합니다. 가슴이 막 뛰던데요.
마운드에서도 잘 했습니다.
원래 유격수이고 본인도 그쪽을 더 좋아한다지만, 팀의 사정이 어려워서 마운드에 오를뿐인 선수입니다. 어깨가 좋아서 140km/h가 넘는 직구를 뿌리지만, 사실 팬 입장에서는 안쓰럽습니다. 진짜 잘하는 것을 다듬어야할 시간에 재능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아서.
몸쪽 공략을 못한다는 아쉬움을 해설위원께서 토해내긴 했지만, 바깥쪽만 가지고 실점 없이 피칭을 해내는 센스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래 투수도 아닌데 몸쪽 공이 없은들 뭐 어때요.
오늘은 정효진 선수가 많이 분담해주었지만 그럼에도 힘에 부친 듯 보이더군요.
실제로 7회초는 상당한 위기였습니다. 1사 2루에 던질 수 있는 공이 없어서 고생스러워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인터벌도 상당히 길어져서 심판에게 주의도 받았구요. 그런데 어찌어찌 극복을 해내니 걱정을 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잘 던지고 잘 치더군요. 8회말엔 실패하긴 했지만 강두형 선수와 함께 더블 스틸까지 시도하는 센스란...
키가 정말 작은 선수라 아무리 체력 훈련을 해도 체력에도 한계가 있을 겁니다.
에이스, 4번타자, 유격수를 다 해내는 것도 슬슬 한계가 왔다는 생각을 합니다.
4강 상대인 장충은 정말 강합니다.
아마 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김선빈은, 화순고는 응원해줄 수밖에 없네요.
넌 감동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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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글 안 쓴다고 말한지 하루만에 말 뒤집는 센스. -_-
선빈군이 밉군요. ㅎㅎ
뒤에서 화이팅!을 외쳐주자 돌아보며 수줍게 짓던 그 미소 띈 얼굴을 잊을 수가 없어요. 아버님 역시^^;;
또 한번의 기적을 기대합니다.
김선빈 선수가 아버님과 정말 붕어빵이죠. ^-^ 저도 웃는 얼굴도 예쁘고 마인드도 좋아서 참 좋아합니다. >_<
저도 기적을 믿으세요? 라고 말하고 싶은 상태예요. 4강도 대단한 성적이니 또 한번의 기적을 바라는건 사치라고 하겠지만, 가끔은 사치를 맘놓고 부려보고 싶습니다. 화순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