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말, 인천고 공격. 국해성 선수의 타석. 2사 1, 2루.
군산상고 투수 전태현 선수는 이미 상당히 힘에 부친 모습이었습니다.
이틀 전 야탑과의 경기에서 거의 완투에 가깝게 던졌던 후유증으로 5회를 넘기고부터 맞는 타구가 쭉쭉 뻗어나가며 교체를 해야한다고 생각했죠. 물론 군산상고에 받쳐줄만한 투수가 없음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만.
국해성 선수의 타구가 우월로 큼지막하게 뻗었습니다.
홈런을 예감했는데 펜스를 맞고 튕겨나오더군요.
공을 보며 뒷걸음질 치던 우익수 이상호 선수가 펜스에 머리를 세게 부딪쳤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잠시 의식을 잃은 듯 쓰러져 있었습니다.
주자는 모두 홈으로 들어왔고 국해성 선수는 3루에 멈춰섰습니다.
일전에 구장 의료직원이 퇴근한 직후 사단이 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설마 퇴근하지 않았겠지 조마조마 생각하고 있었는데, 흰색 가운을 입은 여의료인 한 명이 자그마한 약상자를 든 채 나타나 뛰어가더군요. 그리고 굉장히 조악한 들것이 함께 나타났고요.
그녀가 구장을 가로질러 뛰어가는 시간은 너무나도 길었고,
한동안 이상호 선수는 일어나지 못하다가 간신히 몸을 일으켰지만 머리를 세게 부딪친 선수가 급하게 일어났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이상호 선수는 다시 들것에 실려 구장에 빠져나갔죠.
들것에는 몸을 고정시킬만한 어떤 장치도 없었습니다.
3루 측에서는 어린 선수가 뇌진탕일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꽹과리 소리와 환호 소리가 연신 울려퍼지더군요.
마운드 위의 전태현 선수는 입술을 꼬옥 깨물며 자기자신에 대해, 혹은 누구를 향하는지 모를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고요.
그렇게 이기니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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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타깝네요.
운동장 의료시설은 여전하군요. 더구나 프로도 아닌 고교야구가 열리는 곳에서 무얼 기대하겠습니다만은...
쓰러져 있을 정도면 검사도 해봐야 할 터인데, 별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여러가지로 화가 나는 상황이었네요.
전태현 선수의 표정과, 들것에 누워있던 이상호 선수의 표정, 조악한 들것, 어찌할줄 모르고 부어오르는 데에 쓰는 스프레이를 들고 뛰어가던 군산상고 학생, 귓전을 때릴 것 같던 꽹과리 소리 모두를 잊을 수가 없네요.
아무리 승패가 중요해도 그런 상황에서는 상대팀도 웅성거리기 마련인데 좀 너무하네요. 더구나 어린 선수인데...
전태현 선수의 입술 깨무는 모습 생각하니, 더 안타깝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모교가 이기는게 좋아도 그러실 수 있는지...
모든 분들이 꽹과리 치며 기뻐하시지는 않았겠지요.
그냥 그렇게 생각하렵니다.
중요한건 시설의 열악함이지 사적인 분노가 아니다 싶어서 가지치기하고 재정리해서 아야사에도 올렸습니다.
이상호 선수 큰탈없이 무사했으면 좋겠군요.
그나저나 의료시설은 언제 개선이 된답니까(-_-)
그래도 밤 10시 넘어서도 의료인이 있었으니 작년에 비해서 나아진건 맞죠. -_-;
변변한 들것도 없이 의료인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허리띠에 묶여 실려나가던 선수 생각해보면요.
에혀...정말........그냥 할 말이 없네요.
이상호 선수 정말 별 일 없길....ㅠ_________ㅠ
아야사에 글이 떴는데 머리쪽일 줄 알았더니 의외로 어깨(?)가 안 좋다고 합니다. 수술까지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