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지 펴놓고 기억 되살려가며 짤막하게 써보려고 했는데, 우째 쓰다보니 길어지네요. 도대체 거기서 뭘 봤다고 할 말이 많은지;; 글을 짧게 쓰는건 저한테 숙원이 되어갑니다. -_-;
이빨로 야구를 본 날이라서 그런가... =_=

제 1경기 광주진흥고 : 경기고
대통령배 개막을 알리는 경기로 손색이 없는 명승부가 예상되었지만, 예상은 어디까지나 예상만으로 끝났습니다.
서로 치열하게 승부를 벌였으면 뭘해요. 아직도 끝나지 않아서 다음날 아침 서스펜디드를 치러야 하는걸. ^^; 명승부라고 하기엔 아직 -ing인 경기죠? 누가 이기더라도 길게 던졌던 주축 투수들이 쉴 틈이 줄어든다는 약점을 안고 대회를 시작하게 되었네요.

경기고는 정말 이기지 않기 위해 무진 애를 썼고, 광주진흥고는 그보다는 약간 나은 정도였지만 역시 이기지 않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_=

양팀의 투수는 고교 무대에서는 손꼽히는 투수들이 나왔지만 수비는 별로 투수들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기아의 수비를 벤치마킹이라도 하고 있는 건가봐요. (하고 많은 팀 중 하필 기아냐;;;)

- 병살로 이닝 마무리하면 되는 것을 홈으로 파고드는 주자만 너무 의식하는 바람에 홈에 던져 투수가 던진 공의 갯수를 늘어나게 한 것.
- 병살성 타구를 송구 미스로 원아웃만 잡기.
- 공을 받는 야수들이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아야 할 정도의 불안한 송구.
- 외야에 뜬 타구를 잡으려고 뛰다가 글러브 맞고 굴절. (안타 처리됨)

내외야 통틀어 여러가지 문제점이 보였지만 공통적이고 두드러진 것들만 정리해보면 위와 같습니다.

포수 역시 두 팀 공히 문제가 있었습니다.
먼저 경기고는 본디 포수였던 김봉만 선수가 워낙 뚜렷한 문제점(여린 어깨;)을 안고 있어 지명타자로 출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스크를 쓴 위준호 선수는 전반적인 기본기가 미흡했습니다. 어깨는 김봉만 선수보다 나았겠지만 가끔 스트라이크인 공까지 포구를 못하는 치명적인 문제점, 공을 빠뜨린 후 바로 찾지 못하는 집중력 부족(보통 투수가 어디라고 가르쳐주는데 그걸 의식도 못할 정도로 티나게 당황한 듯 보였습니다), 외야에서 내야로 송구할 때 공이 오는 방향쪽으로 커버 들어가는 기술 부족. 선수 등록 명단을 보니 좌익수로 등록되어 있던데 원래 포수였는데 수비가 안 되어서 외야로 갔는지, 원래 외야수인데 팀 사정상 포수로 간건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포수가 잘 안 되니 뻔한 플레이도 상대의 운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아서 매우 답답했습니다. 김봉만 선수가 차라리 마스크 쓰는게 어떨까 싶었는데, 그렇다면 내야를 휘젓는 상대 주자를 눈뜨고 지켜봤어야 했을테니 어쩔 수 없었겠지요.
광주진흥고의 포수 나성용 선수는 역시 주자에 대한 견제(?) 능력 부족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리드하고 있던 주자가 뛰는 타이밍을 잘 캐치하지 못했고 송구도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깨 자체는 큰 문제 없어보였지만) 주자를 거의 잡아내지 못했습니다. 포구 등의 불안도 있었겠습니다만, 투수였던 정영일 선수가 거의 매 이닝 진루를 허용했기 때문에 어쩌면 투수의 피칭 전체를 휘저을지도 모르는 이 약점은 심각했지요. 정영일 선수가 워낙 진흥고 수비의 방해공작(?)에 익숙해져 있어서 저학년 때만큼 동요하지는 않았지만요. ^^;

그래도 나성용 선수는 포수의 본분에는 충실하지 못했지만 자기가 잘하는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했죠. 1회부터 제구가 불안정한 상대 투수에게 볼넷을 얻어냈고 2루타 3개, 단타 1개 등 4개의 안타를 후반부에 몰아쳤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타구의 질이 좋았고 잘 뻗어나갔던 좋은 타자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앞에서도 살짝 언급했듯이 양팀 투수들은 모두 손 꼽히는 투수들이었습니다.
경기고는 김강률 - 최원제, 광주진흥고는 정영일 - 임요한 - (다시) 정영일을 냈죠.

김강률 선수는 4회쯤 되자 힘이 떨어진 것은 평소와 크게 다를 것은 없는 모습이었지만 투구폼이 구리구리해졌더군요. 어디가 아프기라도 한 것인지? 올해 들어 처음 봤을 때보다 제구가 더 안 좋았습니다. 제구가 안되다보니 볼넷은 연달아 내주고, 누상의 주자가 늘어나자 실점은 하지 않기위해 전력 피칭을 하다가 힘은 점점 떨어지고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한계 투구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이닝당 던지는 투구수가 많아지면 방법이 없습니다. 결국 강판.

이어 등판한 최원제 선수는 사실 이 팀의 에이스나 다름없습니다. 김강률 선수가 워낙 체격이 좋고 발전가능성이 높아 에이스로 알려져있을 뿐, 최원제 선수가 뒤에서 궂은 일은 혼자 다하는 투수죠.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경기고 내외야가 원래 춘계 때만 해도 엄청나게 개념없는 수비를 자랑하는 곳은 아니었는데 최원제 선수가 나오니 투구수 늘리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큰 동요가 없는 성격이었는데도 너무 어이없는 실책들이 연이어 나오니(외야수 송구 미스로 덕아웃에 공이 들어감, 포수 포구 미스) 정말 많이 흔들렸습니다.
심리적 타격도 크고 너무 공을 많이 던져서인지 9회쯤엔 마운드에 올라온 최원제 선수의 다리가 후들거리고 있었습니다. 골골거리며 보다가 더 못봐주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지만 김강률 선수가 너무 일찍 내려가서 그 무게를 견뎌줄만한 투수가 최원제 선수 외엔 없었습니다. 간혹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오긴 했지만 그대로 밀고 가더군요.

(19일 새벽 이어씀)
진흥고의 선발 정영일 선수는 결국 13.2이닝, 투구수 242개, 23K로 언론에 데뷔(?)했습니다.
중앙일보의 스카우터 관련 기사에서 나오는 선수가 정영일 선수입니다. 왜 XXX 처리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팔꿈치가 꺾여서 나오는 투수가 누구인지 감출 이유도 없죠. 투구폼 수정이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2월에는 먼발치에서 덜덜 떨면서 봐서 그때 이미 이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작년에 봤던 정영일 선수는 이렇지 않았습니다. 얼마전 아야사에 올라온 투구 연속 동작 사진보다도 더 이상해진 느낌이긴 한데 뭐가 원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정영일 선수의 경기 내용보다는 그 후의 사람들 분위기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습니다. 몇몇 야구팬들의 너무 이율배반적인 자세를 봐버렸더니 힘이 쭉 빠지네요.
수비는 정영일 선수를 별로 도와주지 않았고 팀에는 투수가 없었습니다. 예선에서 나눠가며 열심히 던진 정형식 선수는 아직 1학년에 불과하고, 경험이 그나마 있는 임요한 선수는 팔꿈치 재활이 최근에 끝났을 걸로 생각합니다. 그래도 무리해서 내보았지만... 결과는 다 아시지 않나요?

에이스로서의 자존심까지 상할 만한 장면이 있었지만 냉정하게 말해서는 팀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1사 3루의 찬스에 상대의 2, 3번 타자에게 고의사구를 연속해서 내주고 4번 타자를 상대하는 것 말이지요. 실제 경기고에서 2, 3번 두 선수가 가장 위험했습니다. 안타는 누구나 칠 수 있는 것이지만 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타자들을 무리해서 상대할 이유는 없었죠. 요즘 장동우 선수가 무척 좋지 않습니다. 3타점 2루타를 올렸지만 그 역시 바가지 안타였고요. 자존심을 버리고 실리를 택한 것은 통했고요.

어쩌면 정영일 선수의 경기 내용에서 아주 기분 나쁘게 생각하는 부분은 그 장면뿐입니다. (투구폼 말고요;) 동대문에서 야구를 보다보니 투수의 혹사에 무감각해진 것도 있을 것이고 진흥엔 좋은 에이스 투수가 몇년 주기로 나오지만 투수를 받쳐줄만한 여건이 잘 갖춰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그게 이틀동안 진행된 한 경기여서 그랬을 뿐 연투로 200개 넘게 던진 에이스는 정영일 선수 외에도 꽤 있어요.
- 작년 대통령배 광주동성고 한기주
5월 2일 8강 배재와의 경기 :: 투구수 59개.
5월 3일 준결승 군상과의 경기 :: 투구수 130개. (완투)
5월 4일 결승 신일과의 경기 :: 투구수 18개. (허리 통증으로 2회 강판)

기록지를 제대로 갖고 있는 게 작년뿐이다 보니 한기주를 예로 들게 되었습니다. (봉황대기 신창호도 심각했습니다. 당시 경동엔 투수가 전무했습니다) 저건 적은 건가요? 그저 화제가 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지는 한이 있더라도 박철우 감독님이 마음을 굳게 먹고 다른 투수를 내는 게 정영일 선수에게 나았겠지요. 근데 그런건 어차피 결과론입니다. 이길 수도 있는 경기에서 에이스를 내지 않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클린업이 경기고에 비해서 밀리지 않아. 그러니 한 점만! 한 점만 내고 이겨보자.'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될 수밖에요.

어찌 보면 정영일 선수는 1회전에서 팀이 탈락한 것이 더 괴로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100주년 기념대회에서 동성고가 떨어지면서 한기주가 우승을 향해 계속해서 가시밭길을 가게 되었던 것처럼요. 언론은 우승권이라고 하고 있고 그렇게 말하는 근거는 누가 뭐래도 정영일 선수입니다. 동문들, 학부모님들, 팬들의 기대는 드높기만 합니다. 부디 후유증이 적게 몸 관리를 잘하길 빌 뿐입니다. 주위의 기대를 잘 알고 있고 자기도 욕심을 갖고 있으니 나름대로 길게 던지기 위해 힘을 조절하고 있는 모양이라 그나마 다행스럽네요.

중간에 잠시 1.2이닝 등판했던 임요한 선수는 사실 경기에 나올 수 있는 몸상태는 아니었으리라고 봅니다. 좌완이다보니 좌타를 상대로 그나마 통할까 하여 낸 듯한 인상이 강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통하지 않았지만, 처음엔 모든 공이 볼이 되다가 공격적인 자세로 마인드를 바꾸면서 훨씬 피칭이 나아지더군요.

경기고 오지환 선수는 춘계 리그에 환상적인 타격을 보였는데 그 때 너무 잘 맞아서 그런지(혹은 너무 띄워줘서 그런지;) 스윙이 커진 느낌입니다. 원래 메이저리그의 카운셀처럼 배트가 상당히 높은 곳에서 나오기 때문에 스윙이 큰 궤적을 그리는 것 같은데(빠른 뱃 스피드로 극복할 뿐) 거기에서 풀스윙까지 하고 있으니. -_-; 고의사구까지 얻었지만 지나친 자신감은 오히려 좋지 않았습니다. 삼진 갯수도 심상치 않았죠.

광주진흥고 나성용 선수는 위에서도 적었지만 정말 타격이 좋았습니다. 안타가 된 타구가 뱃에 제대로 걸렸고 스윙을 끝까지 가져가며 장타를 여러번 뽑아냈습니다. 어깨에 과다하게 힘을 줘봤자 장타는 나오지 않고 스윙을 끝까지 가져가야 멀리 라인드라이브로 뻗어나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겠습니다.

경기가 서로 간의 실책으로 말리다보니 지리멸렬하기도 했고, 투수들이 너무 공을 많이 던져 지금까지 뒷맛이 쓰네요.

광주에서는 그럭저럭 수비가 개선되어간다는 진흥. 왜 동대문에서는 그런 것인지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의 전국대회에 대통령배처럼 중요한 대회의 첫 경기라서 너무 긴장했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청룡기 때는 부디 투수를 돕는 수비를 해주시길. 특히 중간에 문책성 교체(?)까지 되었던 2루수 정범준 선수는 집중하고 타구 판단을 해주었으면 하네요. 너무 몸이 굳어있으니 어린 선수답지 않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당일 쓴 후기)
제 2경기 성남서고 : 세광고
세광고가 지역 내 다른 학교에게 스카웃 경쟁에서 밀리고 있어 전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안정적인 성남서고를 상대로는 어쩔 수 없는 콜드 게임패였습니다.

중간에 추워서 따뜻한 걸 먹으러 나갔기 때문에 솔직히 다 보지는 못했습니다.
세광고 입장에서는 선발인 지동구 선수가 구속이 느릿느릿했고, 전반적으로 매번 비슷한 템포로 비슷한 구질의 공을 비슷한 위치에 뿌렸습니다. 느린 구속으로 타자들 눈에 잘 익는 공을 타이밍 맞추기 좋게 던지다보면 맞아나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구속이 느린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당황했을 때 외엔 한결같은 타이밍에 피칭을 해나가는건 개선의 여지가 있으니 그걸 생각해봤으면 하군요. 2회에 타자 일순에 가깝게 맞아나가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내려갔습니다.

성남서고의 선발인 이천웅 선수가 컨디션이 썩 괜찮은 상태였기 때문에 세광고 선수들이 도통 뱃의 중심에 맞춰나가지 못했습니다.
유일하게 기록된 안타도 평범한 땅볼 타구였는데 이천웅 선수가 뻗은 글러브에 맞는 바람에 속도가 늦춰져 만들어진 내야안타였고요. 투수가 바뀐 이후에도 내야를 넘어가는 플라이마저 굉장히 숫자가 적었습니다.

세광고에게 가장 개선이 필요한 점이라면 역시 수비겠습니다.
글러브를 들고 적당한 위치에 서있는 것은 수비가 아닙니다. 유격수가 잡았으면 평범한 땅볼이 되었을 타구를 타이밍을 놓쳐 한번 바운드 튀고 3루수가 잡아서 던지다가 내야안타를 만들어버리는게 제일 안타까웠습니다. 외야에서는 뜬 타구의 판단이 미흡했습니다. 본디 고교야구에서는 나무배트를 쓰게된 이후 외야수들의 위치가 전진 배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워낙 선발 투수가 공이 느리기도 하고 성남서고 타자들이 자신감이 있어 타구가 멀리 쭉쭉 뻗어나가니, 외야수들은 항상 위를 쳐다보며 뒤쪽으로 질주를 해야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대부분의 타구가 큼지막한 장타가 될 수밖에 없었죠. 투수가 바뀌고나서는 그런 모습이 덜해서 다행이긴 했지만, 정말 안쓰러웠습니다.

반면에 성남서고는 여전히 수비가 잘 짜여있고(그래서 더 상대적으로 세광고 수비가 허약해 보였고), 투수들이 돌아가면서 던지며 크게 무리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사실 이 팀은 상대가 약체가 아니라도 투수들은 늘 최대한 적게 던지게 배려를 하는 좋은 경기 운영을 합니다.
최강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수비의 안정감만큼은 전국 최고에 꼽혀도 손색이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대개의 팀에서 한둘의 수비 구멍(-_-)은 있는데 성남서고는 별로 그렇지도 않더군요. 얼마나 연습량이 많은 팀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부분입니다.

제 3경기 춘천고 : 신일고
밤이 깊어가고 바람이 쌀쌀해지며 경기를 봐야한다는 집중력도 같이 떨어져서 제대로 못 봤습니다. -_-;

대충 투수만 언급해보면 춘천고의 선발 투수 안광민 선수는 제구가 들쭉날쭉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타자들이 더 치기 어려웠을 피칭을 했습니다. 제구는 좋지 않았지만 공은 꽤 빨랐고, 신일고 타자들의 전반적인 빠른 카운트 승부 경향상 공이 눈에 들어온다 싶으면 뱃이 그냥 나갔기 때문에 5이닝까지는 노히트였습니다. 물론 볼넷이나 사구의 갯수는 적지 않았지만 그럭저럭 경기 운영을 잘 해나갔죠.
그런데 안광민 선수는 첫 안타를 허용하고 난 이후 2루타를 맞아나가고, 야수의 에러로 주자를 또 내보낸 이후 눈에 띄게 당황하며 실망했지요. 타자의 몸을 맞추고, 야수 에러를 보며 잠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쭈그리고 앉기까지 한 걸 보면 충격이 상당한 듯 싶었습니다. 안타를 맞은 이후 너무 그것을 의식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자신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네요.
눈과 비슷한 위치에 형성되는 높은 쪽 직구를 던져 연신 상대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해내던 영리함도 보였습니다.

신일고의 선발인 김종명 선수는 구속이 눈에 띄게 빠르지는 않고 공이 약간 가벼운 느낌이었지만 피칭 내용은 꽤 좋았습니다.
춘천고 타자들 역시 공격적인 성향이었는데 처음에는 그것을 잘 활용하여 맞춰 잡아나가다가 자신감이 붙자 본격적인 카운트 승부로 계속 삼진을 솎아냈습니다. 7이닝 동안 15K였을 정도로 탈삼진이 많았는데, 중간엔 부러 욕심을 부린 듯한 것들도 있었지만 대개 볼 카운트 승부에 있어서의 유리함을 잘 활용한 것들이었습니다.
이날 직구도 직구지만 오른쪽 타자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슬라이더가 예리한 각도로 제구되면서 춘천고 타자들이 적응을 하지 못하고 연신 헛스윙을 했습니다. 이 공을 위닝샷으로 아주 적절하게 활용을 하더군요.

양팀 타자들이 모두 적극적인 걸 투수들이 잘 활용한다면 팽팽한 투수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했는데, 6회말 강성호 선수가 전 타석에 끈질기게 상대 투수의 공을 커트하며 공이 눈에 익었는지 큼지막한 2루타를 뽑아내며 선행주자를 불러들입니다. 이후 안광민 선수는 눈에 띄게 흔들렸고, 수비진의 도움까지 받지 못하면서 대거 4실점을 하게 됩니다. 비록 2사 만루에 3번타자 김현수 선수(지금 두산에 가있는 작년 이영민 타격상의 김현수말고 1년 아래의 김현수입니다;)가 장타에 욕심을 냈는지 큰 스윙으로 일관하다가 추가 점수를 뽑지는 못했지만, 여러모로 기회를 잘 살려나간 신일고 타선의 흐름이 돋보였습니다.

이후 춘천고 타자들은 조급해하다가 오히려 삼진을 당하는 등, 경기 흐름에 말린 듯 보였습니다. 간간이 안타도 나왔지만 후속타의 불발로 찬스를 살려나가지도 못했구요. 아쉬웠죠.
2006/04/19 02:24 2006/04/19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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