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하다보니 관전기가 올라오는 시간이 늦었습니다. -_-;;;
3월 19일 경기입니다.


정말 기대했던 첫 경기는 3회 지나서야 들어가서 봤습니다.;;;
당시 점수는 0 : 0으로 팽팽한 가운데 장충고와 경기고 양 팀의 에이스인 이용찬 선수와 김강률 선수가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예선을 거치면서 장충고의 타격감은 물이 올라있는 상태였고 경기고 역시 몇몇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타격 감각이 좋은 상태. 물론 이용찬, 김강률은 타격감이 좋다고 해서 쉽게 극복할만한 투수들은 역시 아니었지요.

이용찬 선수는 작년에 봤을 때에 비해 눈에 띄게 살이 빠져있었습니다. 아주 바싹 마른 정도는 아니었지만 체중 변화는 역시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끝의 힘이 줄었다거나 한 것은 아니라서, 최고 구속 145km/h에 이르는 강력한 직구와 그에 동반된 적절한 변화구로 수차례 경기고 타자를 돌려세웠습니다. 7이닝 정도 던지는 동안 총 탈삼진 갯수는 14개. 안타는 종종 맞았지만 볼넷은 하나 뿐일 정도로 모든 면에서 투구 내용이 좋았습니다.

4회 초, 이용찬 선수는 안타를 연이어 맞고 스트레이트에 가깝게 볼넷까지 내주면서 1사 만루의 위기 상황을 맞이합니다. 그러나 흔들림은 아주 잠깐이었을 뿐, 1실점을 한 이후 연속 삼진으로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내었습니다.
그리고 4회 말, 장충고는 곧이어 1점을 따라붙어 팽팽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다만 주자 2, 3루의 상황에서 와일드 피치 이후 포수가 공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3루 주자만 살아들어왔다는 것은 장충고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입니다. 아마 주자 둘을 모두 들여보냈다면 상대 투수를 조기강판시킬 수도 있었을텐데,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다가 아웃되었거든요. 주자가 사라짐으로서 김강률 선수는 오히려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고 더이상 실점을 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김강률 선수는 3~4이닝 정도만 던지면 급격히 힘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오늘 피칭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불행히도 힘이 떨어진 직후에 경기장에 들어와서; 장기인 힘있는 직구는 많이 볼 수 없었지만 대신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만큼은 실컷 봤습니다. ^^; 좋은 직구를 가진 투수 중에 힘이 떨어지고 있을 때 피칭 스타일을 유연하게 바꾸지 못하는 선수가 꽤 되었는데, 김강률 선수가 그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니 안심이죠.
멀리 뻗어나가는 타구가 몇번 나왔지만 대량 실점은 없었던 완급조절을 높게 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4회말 와일드 피치 이후 1실점을 하긴 했지만 오히려 주자가 모두 사라졌다는 쪽으로 사고를 전환했다는 점이 좋았지요. 앞서 말했듯이 장충에 있어서는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지만 말입니다.

경기고에서는 김강률 선수 이후엔 최원제 선수가 바로 등판하지 않을까 했는데 김동희 선수가 중간에 들어와서 1이닝 정도 시간을 벌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던진 공에 장충고 김명성 선수가 시원하게 뻗는 2루타를 치면서 충격도 꽤 컸을 법 한데 깔끔하게 막아주더군요.

7회초, 이용찬 선수의 힘이 슬슬 떨어지고 있을 시점에 경기고는 기회를 잡아나갑니다.
2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 선수가 멋진 장타를 뽑아내면서 3루까지 달립니다. 유격수를 보는 1학년 선수인데, 타격이 좋다는 평판은 역시 틀리지 않는 듯. 타격폼이 특이한 편이었는데, 굳이 느낌을 묘사해보자면 맞으면 멀리 뻗겠지만 과연 정확하게 맞출 수는 있을까 의심이 되는 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잘 맞추고 있고 타격 성적도 좋은 걸 보면 타고난 타자는 따로 있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오지환 선수의 장타에 힘입어 경기고는 손쉽게 한 점을 추가했고 이 점수는 그대로 결승점이 되었습니다.

워낙 타자와의 볼카운트 싸움도 좋았고 삼진도 많이 솎아낸 에이스를 바로 빼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이승우 선수라는 걸출한 선수가 뒤에 버티고 있긴 하지만, 다음 경기를 생각한다면 투수의 체력 안배를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고요.
이용찬 선수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더라도 상대는 이미 최원제라는 최고의 카드를 내밀었으므로 생각이 복잡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원제 선수 역시 타격 감각이 좋다 해도 쉽게 상대할 수 있는 투수가 아니니까요. 이용찬 선수를 밀고 갔던 건 선수에 대한 신뢰와 함께, 이런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이 작용했을 듯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선택이 되었지만요.

어쨌든 좋은 투수들을 실컷 볼 수 있었던 멋진 투수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와서 두번째 경기를 보았습니다.
성남고의 선발은 진야곱 선수, 충암고의 선발은 홍상삼 선수. 앞선 경기와 마찬가지로 총력전 분위기를 예상할 수 있는 투수진입니다. (토너먼트이니 당연하지만;)

그러나 예상 외로 선발인 진야곱 선수가 1회부터 흔들리면서 성남고는 내내 경기를 끌려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발 투수가 흔들리는 것도 좋지 않았지만 포수 수비가 시원치 않았던 것도 성남고가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던 중요한 원인입니다. 떨어지는 볼의 블로킹 부분에서 문제가 있어 뒤로 볼이 빠지는 경우가 잦았으며, 도루 저지를 할 때 볼이 2루에 들어와있는 야수의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포수가 두번이나 바뀌었다는 것(김태우 -> 최천수 -> 김승문)은 성남고 안방의 불안함을 반증합니다. 물론 충암고의 정우양 선수 역시 부상으로 몇 번 포구에 불안함을 노출했지만 투수와 포수가 같이 흔들리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성남고보다 우위에 있었죠.

충암고는 상대의 불안함을 놓치지 않고 2회말 두번의 스퀴즈 성공으로 일찌감치 2점을 선취하고 분위기를 잡아나갔습니다. 지나치게 짜내는 건 아닌가 싶어도 상대 투수, 포수가 불안한 상황에선 적절한 작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투수력을 가진 팀이다 보니 나올 수 있었던 작전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5회말엔 우익수로 출장한 박세진 선수를 빼고 대타로 이상원 선수를 내는 여유를 보이기도 합니다. 아니, 보는 입장에서는 여유라고 생각했지만 2루에 있던 주자를 불러들이는 안타를 뽑아내면서 딱딱 맞아들어가는 작전의 대미를 장식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최근 박세진 선수가 조금 안 좋다고도 하니 무리할 이유도 없었고요.

4회초 홍상삼 선수가 흔들리면서 실점을 하였지만 그 이후 올라온 서승민 선수가 성남고의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습니다.
딱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대충 기억나는 것만 탈삼진이 7개 정도였고요. 결정구는 주로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빠른 직구였습니다. 그 때문에 볼 때는 굉장히 구속이 빠른 것처럼 느껴졌는데 실제 스피드건에 찍힌 구속은 보기보다는 덜 나오더군요. 종속이 좋은 타입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성남고 입장에서는 경기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반전하는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 굉장히 아쉽게 느껴질 경기입니다.
2006/03/20 23:29 2006/03/2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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