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고 : 덕수정보고 경기부터 봤지만 앞 경기는 경기 보다가 혼절해있었던(?) 시간이 길어서 쓸 말이 별로 없네요. 사실 뒷경기도 진흥고 점수 나는 상황에서 정신을 잃어버린(?) 적이 있고.
야구보다가 그만 졸고 싶어요.

간만에 녹화 테이프까지 챙겨놓고 장충고 이용찬 선수의 등판을 고대했는데 이용찬 선수가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피해가서 볼만 연속적으로 양산하고,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공도 대체로 높게 형성되어서 안타를 맞을 수밖에 없었죠. 덕수정보고 타자들이 그런 공을 놓칠 타자도 아니고. 경기 마지막에 던진 공은 치라고 던져준 배팅볼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아주 안정적인 높이에서 형성되었고, 결국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그 공을 받쳐놓고 치던 덕수정보고 3번 김주현 선수의 스윙도 참 경쾌하고 좋았죠.

슬럼프를 극복한 이후의 김문호 선수는 역시 좋고.

덕수 경기는 주로 경기장에서 봤기 때문에 중계를 통해 보면서 처음 느낀건데 현승민 선수가 포구할 때 버릇이 잘못 든 것 같습니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에서 형성된 공을 손목으로 쭈욱 끌어당겨서 억지로 스트라이크 존에서 잡은 것처럼 기만하는 행위를 보여줬거든요.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 룰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약간의 속임수를 쓰는 건 좋은데 이런 건 '약간'이라고 말하며 웃어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좋게 보지 않는 행동이라 보면서 계속 혀를 찼습니다. 미트질로 공을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게 하는 것으로 족하지 손목으로 스윽 공을 끌어당기는 일은 그만했으면 합니다. 주심이 몇 번 속아주니 아무렇지 않게 계속 하는 것 같은데, 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선수가 갖고 있는 자질까지 평가를 깎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기분 나쁩니다.

물론 현승민 선수만 이런 행동 하는건 아닙니다. 고교 야구 경기 보면서 이런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꽤 있어 지적하고 싶은 마음은 전부터 있었습니다. 시청기 작성을 게을리하느라 딱히 쓸 기회가 없었을 뿐입니다.


광주진흥고와 부산고의 경기는 어느 정도 결과가 예측 가능한 경기였습니다.
두 팀의 전력을 거의 대등하다고 볼 때 부산고는 주전의 부상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데 진흥고는 그렇지 않거든요. 가장 중요한 에이스 부분을 놓고 봤을 때 부산고의 실질적인 에이스라는 옥기윤 선수는 컨디션 난조, 진흥고의 에이스인 정영일 선수는 건재. 부산고 선수들이 고향에서 느낄 편안함을 감안하더라도 50 : 50이라고 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 중간에 옥기윤 선수가 등판을 하긴 했는데 얼굴색이 안 좋은 것이 컨디션이 별로인 것이 확연했습니다. 예리한 몸쪽 공은 여전했지만 몸이 좋지 않아 길게 던질 수 없었기 때문에 못내 아쉽군요.

부산고의 선발이었던 김민규 선수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광주진흥고가 경기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고비마다 터져나온 안타가 제 몫을 했습니다. 특이하게도 2사 이후 안타가 집중되어 해설진도 그 부분을 계속해서 지적했는데, 진흥고의 타자들이 2사 이후에 더욱 집중력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 심지어 2사 1루에 대타를 냈는데 대타가 2루타를 쳐서 주자를 불러들이는 등, 작전까지 아귀가 딱딱 맞아들어갔습니다.
경기 후반 카메라에 잡히던 조성옥 감독님의 침통한 표정은 부산고 선수들이 열심히 경기를 했고 나름대로 잘 했는데도 지고 있다는 것에서 느끼는 안타까움이었겠지요. 보면서도 부산고가 찬스를 잡아가면서도 적시타를 치지 못한 것이 계속 마음에 걸리더군요.

진흥고 선발이었던 문광은 선수의 호투가 기억에 남습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대체로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나가면서 피칭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타자들은 불리한 카운트에 조급해지고 투수는 유리한 카운트에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으니 누가 승자가 될 지는 자명한 이치일 수밖에 없습니다. 묵직한 구위도, 중요한 상황에 자신있게 던질 수 있는 변화구를 장착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어 던진 진흥고 정영일 선수의 경우 직구가 좋은 선수인데도 변화구 위주로 피칭을 해서 의아했는데, 나중에 주자를 모아놓고 직구 위주로 피칭을 할 때 보니 직구 제구가 그다지 잘 잡히지는 않더군요. ^^;; 자신 있고 제구 되는 공 위주로 던지다보니 그렇게 되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직구 위주로 씩씩하게 피칭하는 선수를 좋아하고 정영일 선수의 직구는 충분히 위력이 있는만큼 아쉬웠습니다. 물론 변화구 하나를 가지고도 완급을 조절해가며 타자를 상대하는 모습은 멋졌다고 생각합니다만. ^^

경기는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고 두 명의 투수가 잘 나누어 던진 진흥고의 5 : 1승리로 끝났습니다.
땡볕 아래 열심히 경기한 두 학교의 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결승전에서 덕수정보고와 광주진흥고가 만나게 되었습니다.
매력적인 두 팀인만큼 결승에서 좋은 경기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두 팀 모두 화이팅!

* 그래도 내심 생긴게 비슷한 정영일 : 이용찬의 진검승부를 기대했는데 아쉽네요. ^^
2005/07/25 19:55 2005/07/2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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