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에서 두 경기를 본 뒤 잠실로 이동해서 기아 경기를 봤는데요.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제가 날짜를 착각했더라고요.
목표는 상무 경기 및 2군 경기 관람이었는데 가봤더니 경남대와 송호대 경기인 겁니다... -_-
오늘이 14일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13일이었습니다.
늑장을 부렸으니 망정이지 아침 9시에 나갔으면 큰일났을지도.;;;

경남대 : 송호대 경기는 두 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라서 보는 중간에 졸았습니다. 관심없는 팀의 경기였던 데다가 전날 새벽에 최희섭 선수 경기를 보다가 늦잠을 잤더니 피곤하더라고요. (긁적)

간단하게 적어보자면.
얼핏 봤을 때는 송호대가 경남대보다 좀더 균형잡힌 전력을 가진 것 같아 보였습니다. 송호대는 중심 타선에서 간단하게 1점을 선취했고 선발투수인 조용모 투수가 굉장히 안정되어 있었습니다. 반면에 경남대는 모든 것이 불안해보였습니다. 선발인 강규진 투수도 그렇고 타자들이 조용모 투수에게 말려서 제대로 공격을 해보지도 못했습니다.
3회말에 송호대의 실책에 편승해서 1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기는 했지만 저는 당연히 송호대가 이길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강규진 투수가 내려가고 이형범 투수가 나온 이후 경남대는 공수 양면에서 안정되어가면서 호수비를 여러번 선보였고 끈질기게 출루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반면 송호대는 선발 투수인 조용모 투수가 내려간 이후 올라온 투수들이 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조용모 투수는 6.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2실점(1자책)의 좋은 투구를 보였는데 이후 나온 투수들은 하나같이 투구 내용이 아쉬웠습니다. 또 송호대의 상위타선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를 받쳐주는 하위타선이 너무 약하더라고요. 하위타선이 잘 해주지 않으면 경기가 어렵죠.

8회초 2 : 2 상황에서 경남대는 역전의 찬스를 마련합니다. 9번타자인 이으뜸 선수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번트로 2루까지 진루했습니다. 1사 2루의 찬스에서 2번타자인 박기성 선수가 안타를 쳐냅니다. 그런데 2루주자가 3루를 돌 때 머뭇거리더니 결국 홈까지 뛰어 괜히 아웃되더군요.;;; 머뭇거렸으면 차라리 홈으로 파고들지나 말 것을.

하도 어이없이 타점이 날아간터라 이때까지만 해도 경남대 쪽에 암운이 감도는 듯 했습니다.
송호대는 심지어 8, 9회말의 타순마저 상위 타선이라 좋았습니다.
그런데 9회초 송호대의 세번째 투수인 한승엽 선수가 첫 타자를 삼진을 잡고나서 마구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몸에맞는공 2개에 볼넷 2개를 연달아 내주면서 밀어내기로 1점을 내주더군요. 그리고 이형범 선수는 송호대의 중심타선을 잘 막아내며 1점을 지켜줬고요. 진짜 야구몰라요.;

결국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경남대가 그렇지 못했던 송호대 상대로 3 : 2로 승리해서 18일 동국대와 맞붙게 되었습니다. 좋은 경기 기대합니다.

----------------------------------------------

경남대와 송호대 경기 중 본부석 쪽에서 현대 유니콘스 선수 몇 명이 왔다갔다하길래 원래 목표였던 2군 경기는 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비록 타겟이 달라지긴 했지만. -_-;;
근데 타이거즈 2군이라면 몰라도 타 팀이라 얼굴만 봐서는 알아볼 수가 없더라고요. 하다못해 재킷이라도 벗어줬으면 등번호나 이름 보고 알아봤을텐데. ^^; 하하하.

약간 루즈하게 진행된 이전의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야구장에 우르르 나타났습니다. 그 때까지 경남대와 송호대 선수들만 보다가 갑자기 프로 선수들을 보니 얼마나 덩치가 비교가 되는지...;;; 상대하는 동의대 선수들 중에도 별로 큰 선수가 없었는데 2군이라고는 해도 역시 프로는 프로입니다.
유니콘스 선수들이 말 공격이었기 때문에 수비하러 들어오는데 이전까지는 안 그러다가 갑자기 야구장이 꽉 차보이더라고요. 게다가 유니폼도 더 좋아보이고^^ 비장한 분위기의 동의대 선수들과는 달리 느긋하게 농담도 하고요. 확실히 기량 차이도 났습니다.
저는 경기를 볼 때마다 그 경기 수준에 눈높이를 맞춰버리는데 갑자기 수준이 확 높아지니 적응이 안 되었습니다. 하다못해 투수가 미트에 공을 꽂는 소리의 강도마저 차이가 나는걸요. 프로의 높은 벽을 그때서야 실감했습니다.

유니콘스의 선발 투수는 이대환 선수.
1번타자는 가볍게 삼진을 잡았지만 2번타자인 차정재 선수에게 우익수 방면 안타를 허용합니다. 차정재 선수가 1루수인 오재일 선수와 나란히 서니 키차이가 머리 하나를 넘어갑니다. 뒤에 앉아계시던 동의대 학부모님들이 다시 한번 한숨을 쉬셨습니다.
이대환 선수는 안타를 허용했지만 역시 가볍게 1회를 마무리지었고요.

동의대의 선발 투수는 정대훈 선수로, 사이드 암입니다.
유니콘스가 사이드 암에 약하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그걸 겨냥한 듯 싶었습니다. 실제로도 유니콘스의 타자들은 처음엔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1번이자 지명으로 나왔던 이택근 선수는 범타로 물러나고 김일경 선수는 평범한 땅볼을 쳤지만 동의대의 2루수가 잡으려고 대쉬하다가 에러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역시 프로 상대로는 부담감이 큰 듯. 그러나 기껏 출루해놓고 김일경 선수는 도루하다가 아웃 당하고 맙니다. 도루 타이밍도 안 좋았고 작전이 완벽하게 간파당한 느낌이었죠. 4번타자 오재일 선수는 볼과 한참 먼 거리에서 두 번이나 헛스윙을 하더니 그 다음에 바로 깨끗한 안타를 쳐내서 저를 벙찌게 만들었습니다.;;

정대훈 선수의 투구폼은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사람이 복사기로 찍어내듯 똑같을 수는 없는 법이지만 공을 던질 때마다 투구폼이 조금씩 변하는 느낌이랄까. 투구 리듬이 계속 변하더라고요. 게다가 허리에 무리가 갈 듯한 폼이고, 나름대로 프로 선수들을 잘 상대해내고 있는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특히 2회말에 이승주 선수를 상대로 스탠딩 삼진을 잡을 때는 Good이었죠. 이승주 선수가 타격이 별로 좋지 않긴 했지만 절대 칠 수 없는 코스로 공을 집어넣더라고요. 그 직후 김기남 선수도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요. 상대하기 만만한 투수는 아닌 듯 합니다.

3회초 이대환 선수가 한참 공을 던지고 있는 가운데 저는 덕아웃 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이택근 선수가 스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전까지 어깨에 굉장히 힘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전혀 안타를 만들어낼 수 없었습니다. 자신도 그것을 잘 알고 있는지 답답한 듯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치더라고요. 그리고 다시 스윙 연습. 부상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지만 그때까지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왜 저리 컨디션이 안 좋을까 고민하며 힘내라고 중얼거렸습니다. (당시 동의대 학부모님 근처에 앉아있었음; 저는 소심합니다;)
동의대의 이경한 선수가 볼넷을 골라내어 루상에 나가 도루를 하다가 아웃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직후 터지는 구정진 선수의 안타. 엇박자도 이런 엇박자가 없습니다.

4회초 공격에서 계속해서 삽을 들던 김일경 선수가 동의대 4번타자 이중훈 선수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점프해서 잡아냅니다. 2루타성이었고 어지간히 수비가 좋지 않고서야 잡아낼 수 없을 듯 보였는데 역시 프로입니다. (그것도 맨날 알까기만 보던 동대문에서 보니 더더욱 멋졌습니다. +_+) 공격만 좀 좋았어도 1군에 올라올 수 있을텐데 대학 선수 상대로도 전혀 안타를 쳐내지 못한 게 아쉽죠.

어찌되었건 나름대로 동의대도 유니콘스와 균형을 맞춰나가고 있었습니다. 왠지 동의대에 말리는 분위기가 되어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4회말 결국 사단이 났습니다.
2사에 주자 만루 상황, 타석에 김기남 선수가 들어섭니다. 이전의 헛스윙 삼진이 머리에 남아 있었던터라 찬스 살리기가 힘겨워보였죠. 평범한 플라이볼처럼 타구가 떴습니다. 학부모님들이 '잡아!'라고 외치셨는데 우익수인 최현규 선수가 이 타구를 잡아내지 못하고 떨구었습니다. 결국 주자 싹쓸이 2루타가 되었지요. 문책성 교체가 이루어질 정도였으니 어떤 타구였는지는 짐작이 가시겠죠.
경기는 이 부분에서 결정되었다고 보셔도 됩니다.

5회말 유니콘스 쪽 불펜에서 43번이 몸을 풀고 있습니다. 역시 등번호만 봐서는 누군지 모르겠고 '노'자가 보이길래 무심코 노병오 선수를 생각했습니다. -_- 근데 노병오 선수는 좌완이 아닌데... 나중에 알고봤더니 노환수 선수였습니다. ^^;;;

6회초, 이경한 선수가 출루합니다. 구정진 선수는 범타로 물러나고 이후 타석에 들어선 차정재 선수가 깨끗한 타구를 날렸는데 이게 직선타구로 유격수의 글러브에 들어가고 맙니다. 1루주자는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와버렸습니다. 병살이 되었죠. 결과적으로 동의대의 마지막 찬스였는데 안타까웠습니다.

7회말, 이택근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 배트를 휘두르는데 왠지 전과는 달리 어깨의 힘을 뺀 느낌입니다. 느낌이 좋았는데 결국 쐐기 솔로 홈런을 날렸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해서 김일경 선수와 더불어 테이블 세터진이 동반으로 부진했는데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습니다. 다른 선수들도 많이 좋아해주더군요. 특히 백업 포수를 보고 있던 약간 통통한 선수(허준 선수인 듯;)가 제일 기뻐하는 것이 둘이 친한 듯 보였습니다.
이후 3번타자 유한준 선수와 4번타자 오재일 선수가 연속해서 볼넷을 얻어내며 홈런을 맞은 직후 투수가 얼마나 흔들릴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부랴부랴 투수가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타자인 오윤 선수가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려 병살을 치고 맙니다.;;;

8회말, 럭키보이 김기남, 하루 내내 운발이 붙었습니다. 가볍게 친 타구가 다이빙한 2루수를 무시하고 데굴데굴 굴러가서 2타점 적시타가 되어버렸습니다. 잡으려면 잡을 수도 있었던 느린 타구였는데 방향이 좋았죠. 이날 5타점을 이런 식의 안타로 올렸습니다. 대단합니다. -_-)=b
타석에 들어선 이택근 선수는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나고 김기남 선수는 괜히 오버런 했다가 병살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내내 범타로 물러나다가 결국 마지막엔 병살 효과까지 내고 유일하게 친 안타는 홈런, 왠지 유니콘스는 1군에 계신 송집사님의 뒤를 이어 2군에서도 뻥 리드오프를 육성하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

생뚱맞은 3타점 2루타 이후의 경기는 거의 일방적인 유니콘스 모드였고요.
경기 자체보다는 덕아웃의 선수들 관찰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이택근 선수가 생각보다 많이 발랄하더라고요. 다른 선수들과 장난도 치고 좀 까불거리는 듯한 느낌이 든달까. 때로는 한쪽에서 벽에 기대어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처량맞아 보이면서도 귀엽기도 했습니다.
귀찮아서 캠코더를 안 들고 간게 아쉬웠어요. ^^
2005/05/14 01:49 2005/05/14 01:49

트랙백을 보내세요

트랙백 주소 :: http://nemobandt.com/yagu/trackback/105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ZeroHour 2005/05/16 02:27

    이택근 선수 이야기가 나오길래 트랙백 던져놨습니다. 네이버 로그인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 채니 2005/05/16 12:46

    영시님/ 흐흐흐흐흐흐; 사진 잘 봤습니다. ^^;

[로그인][오픈아이디란?]
비밀글 (Serect)
댓글 달기 (Submit)